아메리카 신대륙을 발견한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국적은 어디일까. 널리 알려진 대로 이탈리아 출신일까, 아니면 스페인 혹은 포르투갈 출신일까.
19일(현지시간) 로이터, AFP통신 등은 그동안 콜럼버스의 국적을 두고 벌어졌던 여러 논란을 종결하기 위해 스페인 연구진이 그의 유해에 대한 유전자(DNA) 검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연구를 이끄는 스페인 그라나다 대학의 과학자 호세 안토니오 로렌테는 “우리로서는 그가 이탈리아 출신이라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이번 연구는) 일련의 이론들을 끝낼 수 있는 객관적 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역사적으로 콜럼버스는 1451년 이탈리아 제노바 출신이라고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가 스페인 혹은 포르투갈 태생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마추어 역사가 겸 작가인 알폰소 산츠는 “콜럼버스는 스페인의 에스피노자 데 헤나레스에서 태어났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콜럼버스가 제노바 출신 선원이 아니라 스페인 귀족이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콜럼버스의 출생지를 밝히기 위한 연구는 지난 2003년 시작됐으나 유전자 분석 기술의 부족으로 2년 만인 2005년 연구가 중단됐다. 당시 기술로는 유전자 분석을 위해 상당량의 유해가 필요했는데, 그에 비해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너무 한정적이고 윤리적 문제도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진은 적은 양의 유해로도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술이 나올 때까지 유해를 보존하기로 결정했다. 로렌테는 “우리 연구팀은 기술적인 발전이 이뤄질 때까지 기다리자는 윤리적 접근에 합의했고, 이제 그 발전이 이뤄졌다”고 했다.
이번에 연구팀은 콜럼버스의 유해 DNA를 그의 아들 페르난도, 형제 디에고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해 샘플과 비교하는 작업을 할 예정이다. 또 콜럼버스의 출생지로 여겨지는 세계 여러 지역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중 ‘콜럼버스’라는 동일 성을 가진 이들의 유전자 샘플과 비교하는 작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최종 검사 결과는 오는 10월 발표된다. 로렌테는 “연구의 목표는 역사가와 전문가들이 해석하기에 충분한 정보를 최대한 많이 제공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홍연우 인턴기자 yeonwoo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