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BTS를 장르로 만든 '팬덤의 정체' [책꽂이]

■BTS는 어떻게 21세기의 비틀스가 되었나

연승 지음, 북레시피 펴냄





지난달 27일 맥도날드가 진출해 있는 102개국 중 50개국에서 ‘BTS 세트’가 출시됐다. 각국의 맥도날드 매장 직원들이 방탄소년단과 맥도날드의 초성인 한글 자음 'ㅂㅌㅅㄴㄷ'과 ‘ㅁㄷㄴㄷ’가 씌인 유니폼을 입고, 글로벌 ‘아미(BTS 팬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BTS 세트’ 주문 인증샷을 일제히 올리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21세기의 비틀스’ BTS의 팬덤 ‘아미’의 힘이 단순히 아티스트의 인기에 그치지 않고 문화, 경제, 사회 등 전 분야에 얼마나 막강한 힘을 행사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BTS는 어떻게 21세기의 비틀스가 되었나’는 K팝 그룹 BTS가 어떻게 ‘팝의 레전드’ 비틀스에 비유되고, K팝 뿐만 아니라 한국의 모든 것을 세계에 전파하는 플랫폼이자 하나의 ‘문화 장르’가 되었는지를 한국 대중문화사의 흐름과 함께 흥미롭게 풀어낸 책이다. 5년 간 문화부 기자로 활동한 저자가 BTS와 엑소,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등 아이돌 그룹부터 윤여정, 봉준호, 박찬욱 등 한국을 대표하는 톱스타와 영화 감독,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인사들까지 수 많은 K컬처의 주역을 취재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팬덤의 정체와 역사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지난 2016년 한글을 배우는 유럽의 대학생들을 취재하면서 해외에서 일고 있는 BTS 팬덤을 직접 확인하고 전례없는 글로벌 팬덤을 예측한 저자가 BTS 팬덤의 성장과 정체를 분석하는 날카로운 통찰력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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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팬덤이 ‘팬심’과 어떻게 다른지를 정의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어 ‘서양 저질 문화’로 인한 사회적 타락을 개탄하는 토론회가 열릴 정도로 논란이 됐던 1969년 클리프 리처드 ‘여대생 속옷 투척 사건’ 등 초기 팬덤부터 본격적인 팬덤의 시작을 알린 ‘서태지와 아이들’의 등장 등 한국 대중문화 팬덤의 역사적 장면들을 펼쳐 보인다.

팬덤은 이제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를 상품이나 브랜드로 키워내는 ‘팬슈머’로 진화하여 각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책은 이 밖에도 ‘중년 여성들의 BTS’로 불리는 임영웅·김호중 등 트로트 가수 팬덤에서 나타나는 독특한 현상, 젠더 특성이 반영된 팬덤, 거대한 팬덤 비즈니스를 일군 국내 빅4 엔터사의 전략과 '팬덤의 아버지’ 이수만, 박진영, 양현석, 방시혁 등 각 엔터사 대표 프로듀서들의 스타일과 성공 비결 등을 폭 넓게 다룬다. 책은 한국여기자협회의 지원을 받아 저술·출판됐다. 1만4,000원.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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