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사진) 미국 재무장관이 올해 물가 상승률이 3%까지 갈 수 있다고 밝혔다. 당초 예상보다 인플레이션율이 높다는 뜻으로 더딘 고용 시장 회복세와 맞물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방정식이 한층 복잡해지게 됐다.
5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이날 “우리는 최근 몇 달간 약간의 인플레이션을 목격했다”며 “올해 남은 기간에 아마도 3%가량의 높은 물가 상승률을 보게 될 것 같다”고 했다.
지난 4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3.6% 급증했다. 농산물과 에너지처럼 변동성이 큰 항목을 뺀 근원 PCE도 3.1% 올랐다. 옐런 장관의 말을 고려하면 올해 전체적으로 인플레이션율이 최소 3%를 넘을 것이라는 얘기다. WP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2021년 물가 상승률을 예상한 것은 처음으로 보인다”며 “옐런 장관은 미국 경제가 코로나19에서 빠져나오면서 물가가 오른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다만 옐런 장관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입장을 이날도 반복했다. 내년이 되면 안정세를 되찾는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이 문제를 매우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라면서도 “개인적으로 (인플레이션은) 일시적 요인에 따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물가 상승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통화 당국의 고민은 깊어지게 됐다. 3월 연준은 올해 PCE와 근원 PCE가 각각 2.4%, 2.2%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옐런 장관의 예측(3%)대로 흘러간다면 긴축과 금리 인상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반면 고용은 완화적 통화정책이 더 필요하다. 5월 비농업 일자리가 55만 9,000명 증가하는 데 그쳐 시장 전망치(67만 1,000명)를 밑돌았기 때문이다. 월가의 사정에 정통한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에서 고용은 구인난에 따른 것으로 통화정책과 관계가 없기 때문에 긴축을 서둘러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며 “고용과 물가지표가 엇갈리고 부동산이 크게 올라 연준의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