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재개발 지역에서 발생한 철거건물 붕괴로 시내버스가 매몰되면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9일 광주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오후 8시 40분 현재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 4구역에서 발생한 인명 피해는 17명이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8시40분 진행한 4차 언론브리핑에서 “매몰자 17명 가운데 9명이 사망했으며, 사망자는 모두 버스 뒷자리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나머지 8명은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직후 소방당국은 생존자와 목격자 증언 등을 토대로 매몰인원은 12명으로 추정하고 구조작업에 나섰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매몰자가 계속 추가되고 있다. 중장비 작업을 통해 버스 차체와 건물 잔해를 들어 올리면서 초기에 미처 확인하지 못했던 매몰자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중상을 입은 이들은 광주지역 종합병원으로 분산 이송된 상태다.
앞서 이날 오후 4시22분쯤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지역에서 철거 작업이 이루어지던 건물 한 동이 무너졌다. 이에 도로를 주행하던 시내버스가 매몰됐다. 해당 버스는 동구 무등산국립공원(증심사)과 북구 전남공무원교육원을 오가는 운림54번 버스이다. 당초 소방당국은 승용차 2대와 근로자가 함께 매몰됐다고 발표했지만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사고 직전 승용차는 버스 뒤에 멈춰 서면서 사고를 피한 것으로 확인됐다.
건물 철거 작업을 위해 내부와 외부 각 2명씩 총 4명의 작업자가 투입됐지만, 이들은 작업을 하다 건물에서 소리가 나는 등 이상조짐을 보이자 붕괴 전 현장에서 몸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붕괴 충격으로 공사현장을 둘러 싸고 있는 임시 가건물인 비계가 함께 함께 무너졌으며 왕복 7차선 도로에 건물과 토사 등으로 뒤덮인 상태다.
한편 사고가 발생한 학동4구역은 사업면적 12만6433㎡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29층 아파트 19개동 총 2282가구가 들어서는 재개발지역이다. 지난 2005년 재개발추진위 설립 후 2007년 정비구역 지정에 이어 두 차례 조합설립변경 인가를 거쳐 2019년 10월부터 보상과 이주 절차를 밟고 있다.
/이수민 기자 noenem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