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하게 살고 자연과 함께하기’로 공동체 문화 회복을 주창해온 건축가 이일훈 씨가 지난 2일 별세했다. 향년 67세.
고인은 1978년 한양대 건축과를 졸업한 뒤 1984년 건축잡지 ‘꾸밈’을 통해 건축 평론가로 등단했다. 김중업건축연구소 디자인팀장을 거쳐 ‘후리건축사무소’를 열었고 경기대 건축전문대학 대우교수를 지냈다.
고인이 강조한 것은 ‘채나눔’이다. 아파트같이 한 공간에 모든 것이 집약된 집은 편리하지만 건강하지 않으니 최대한 자연과 만날 기회를 제공하고 일상의 의미를 생각할 시간을 갖자는 것이다.
1998년 인천 동구 만석동 달동네에 저예산으로 만든 지상 3층, 연면적 45평의 ‘기찻길 옆 공부방’으로 건축 비평가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어 마당을 둘러싼 회랑을 집어넣은 충남 홍성군 홍동면의 ‘밝맑도서관’, 재활용 포장으로 울퉁불퉁한 땅바닥과 쓰레기를 태워 에너지를 얻는 ‘분자로’를 담은 경기 가평군 ‘우리 안의 미래 연수원’, 그리고 청년사 등 출판사 사옥 등을 설계했다.
빈소는 고려대 구로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5일 오전 4시 30분. 070-7606-4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