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고인돌2.0] “막막했던 글쓰기가 한결 편해졌어요”

강서도서관이 마련한

소설가 김나정씨의 ‘나와라 소설 탐정단’

서울 진명여고 학생들 대상으로

실전 글쓰기 체험 시간 가져

소설가 김나정씨가 지난 22일 서울 진명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실시된 강좌에서 글쓰는 방법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소설가 김나정씨가 지난 22일 서울 진명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실시된 강좌에서 글쓰는 방법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




지난 22일 서울 진명여자고등학교 ‘책쓰기’ 동아리 학생들이 온라인 강의실에 모였다. 소설가로부터 자신이 쓴 글을 평가받는 특별한 자리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강서도서관이 지역 청소년의 인문학 사고를 높이기 위해 계획한 강좌였다. 강의는 소설가 겸 문학평론가 김나정씨가 맡았다.



김 작가가 해당 강좌로 진명여고 학생들을 만난 것은 이날이 처음은 아니었다. 그는 지난달 세 차례에 걸쳐 학생들을 대상으로 소설을 쓰는 방법에 관한 강의를 진행했다. 이날은 마지막 네 번째 강의로 그동안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각자 써 온 소설을 함께 보며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학생들은 코믹, 판타지, 로맨스, 스릴러 등 각기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써왔다. 1학년 오정은 양의 ‘우리 집에 용식이 있다’라는 제목의 소설은 독특한 소재로 김 작가와 학생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 소설은 어느 날 엄마가 밖에서 주워 온 공룡 티라노사우루스에 주인공이 용식이라는 이름을 붙여주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사회 초년생 주인공이 반려 공룡 용식이를 맡길 곳이 없어 기업의 입사 면접에 데려간다는 독특한 상황 설정이 읽는 이들의 웃음을 터트리게 했다. 김 작가는 “전문 작가 못지않은 상상력 넘치는 소재와 재치 있는 글의 전개에 놀랐다”며 감탄했다. 그는 이어 “다만 자신이 아직 경험하지 못한 사회 초년생의 이야기를 소설로 담아내다 보니 상황의 묘사가 다소 부족하다”고 말했다. “자신이 겪어보지 못한 경험을 소재로 글을 쓰는 것은 전문 작가들에게도 어려운 일”이라고 말한 김 작가는 “여러분 세대가 겪고 있는 상황을 이야기로 담아내는 것은 다른 세대가 할 수 없는 강점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 작가는 다른 학생들이 쓴 소설도 차례로 읽으며 조언을 이어갔다. “스토리를 시간 순서로 늘어놓기보다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플롯을 구성하라”, “글을 쓰고 난 후 다시 읽으며 불필요한 부분을 지우는 과정을 반복하라”, “상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해야 독자들이 글에 공감할 수 있다” 등 김 작가의 조언에 학생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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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강의를 마무리하며 김 작가는 “문학 작가는 자기의 생각을 글로 꾸려가는 재미있는 직업”이라며 “작가가 되고 싶다면 지금부터 크고 작은 문학 공모전에 참가하며 글로 접하는 다양한 경험들을 만드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강서도서관이 마련한 김 작가의 ‘나와라 소설 탐정단’ 강좌는 ‘고인돌2.0(고전·인문아카데미2.0: 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의 프로그램의 하나로 개최됐다. ‘고인돌2.0’은 서울경제신문 부설 백상경제연구원과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및 평생학습관이 2013년부터 함께한 인문학 교육 사업이다. 성인 중심의 인문학 강좌로 시작한 ‘고인돌’은 지난해부터 명칭을 ‘고인돌2.0’으로 바꾸고 서울 전역의 중·고등학교와 연계해 강연을 하고 있다. 역사와 건축, 경제, 과학,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의 총 56개 강좌로 구성된 올해 제9기 ‘고인돌2.0’은 특히 교과목과의 연계성을 높여 청소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고 있다.

강의에 참여한 진명여고 1학년 오채민 양은 “평소 글을 쓸 때 막막함을 느꼈는데 편하게 글 쓰는 방법을 알게 된 강의였다”며 “각자 쓴 소설을 함께 보며 의견을 나누는 시간도 뜻깊었다”고 말했다. 1학년 변수현 양은 “내가 쓴 글에 대한 전문가의 피드백으로 글쓰기 실력이 한 단계 높아진 유익한 강좌였다”고 말했다. 1학년 박성연 양은 “내 글의 문제를 알게 됐고 고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최기옥 진명여고 사서 교사는 “학생들의 글쓰기 실력을 성장시켜 준 좋은 강의였다”며 “글쓰기 동아리 학생들이 쓴 글을 모아 매년 책으로 출판하고 있는데 올해는 해당 강좌 덕분에 보다 완성도 높은 책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고인돌 2.0은 올 11월까지 80여개 중·고등학교를 찾아가 청소년들의 인문학의 사고를 높이기 위한 강연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 이효정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원 hjlee@sedaily.com


이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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