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한 여성을 결박하고 성폭행하려다 피해자의 저항으로 혀가 잘린 남성이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2일 부산지법 동부지원 제1형사부(염경호 부장판사)는 감금, 강간치상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에게는 40시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에 3년간 취업 제한 명령도 함께 내려졌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7월 19일 오전 부산 서면 번화가 일대에서 만취한 피해자를 발견하고 “데려다 준다”고 말하며 자신의 차량에 태웠다. 피해 여성을 자택으로 데려다 줄 것처럼 말한 A씨는 인적이 드문 황령산 도로변으로 이동했다. A씨는 황령산으로 향하던 도중 편의점에서 소주 3병과 청테이프, 콘돔 등을 구매하기도 했다.
A씨는 황령산 도로변에 도착한 뒤 차를 세우고 피해자를 청테이프로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감금한 뒤, 성폭행하기 위해 강제로 키스를 시도했다. 이에 피해 여성은 A씨의 혀를 깨물며 강하게 저항했다. A씨는 피해자의 저항으로 혀를 깨물려 약 3cm가량이 절단됐고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혀가 잘린 A씨는 곧바로 지구대로 향해 여성을 중상해 혐의로 고소했다. 피해자는 강간치상 혐의로 A씨를 맞고소했다. 검찰은 피해자의 혀 절단 행위는 정당방위로 판단해 기소하지 않았고, A씨를 강간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재판부는 “범행 방법이나 범행 경위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책임이 무겁고, 피해자의 피해 복구를 위해 노력하지 않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범행 사실을 강력하게 부인하면서도 납득할만한 주장을 못 하고 있고,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은 모른다고 일관하는 등 이 사건 범행에 대해 전혀 반성하지 아니한 점 등은 불리한 양형 조건”이라고 말했다.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