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캠프의 김병민 대변인은 당 비상대책위원을 지낸 구독자 20만 유튜버이자 시사평론가다. 그는 11일 오전 5시께 일어나 조간 뉴스를 정리하고 대변인 논평 아이템을 캠프에 전달했다. 이날은 오전 7시 30분에는 한 종합편성채널 아침방송에 출연했다. 이후 캠프 사무실로 출근해 북한 도발 관련 논평을 작성했다. 정경심 교수 2심 재판 결과가 나오자 오전 11시께 관련 논평을 긴급히 작성했다. 점심 뒤에는 윤석열 후보의 ‘#Thank_U 캠페인’ 관련 아이디어 회의에 참석했다. 오후에는 정 교수 재판 결과에 대한 이낙연 후보의 발언을 재반박하는 논평을 작성하는 등 이슈 대응에 주력했다. 이후 8시께 저녁 종합 뉴스를 점검했다.
대선 후보의 경선 캠프는 24시간 숨 가쁘게 돌아간다. 경선에서 승리하느냐 패배하느냐에 따라 캠프 구성원의 운명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캠프 규모는 보통 100여 명에 달한다. 상근 인력 수십 명은 기본이다. 현직 의원들 10여 명도 실장·본부장 등으로 합류한다. 해당 의원의 보좌진도 파견돼 힘을 보탠다. 특보와 같은 비상근 인력도 수십 명 존재한다. 정책을 자문하는 교수와 전문가도 캠프에 이름을 올린다.
이 같은 캠프 업무는 보통 상황실에서 총괄한다. 상황실을 중심으로 정무·공보·메시지·수행 등의 실·팀이 유기적으로 구성된다. 지지 세력 확보를 위해 지역과 직능 등 조직을 관리하는 팀도 핵심으로 꼽힌다. 여당 캠프의 경우 최근 경선 선거인단 모집에 사활을 걸고 있다. 최근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팀을 강화하는 추세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비대면 홍보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후보는 페이스북에 더해 인스타그램과 유튜브까지 운영 중이다.
여야를 통틀어 수천 명에 달하는 인원이 캠프에서 뛰는 이유는 무엇일까. 혹자는 후보의 철학과 가치에 공감해 자발적으로 합류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실익을 기대하지 않고 캠프 일을 하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캠프는 기본적으로 무급 봉사직이다. 상근의 경우 자비로 생계를 해결해야 한다. 일부 의원실 보좌진은 안정적 급여를 포기하고 캠프에 간 경우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승부를 건 이직으로 평가한다.
결국 대선 승리 이후 가져갈 ‘청구서’가 이들을 움직이는 유인이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경선 때부터 캠프에서 일했던 전력은 이른바 ‘성골’이다. 성골 가운데 중책을 맡았던 인물은 국회의원 또는 지방자치단체장 공천을 받을 수 있다. 또 장관으로 입각하거나 좋은 당직을 차지할 기회도 얻을 수 있다.
실무진은 청와대 행정관으로 들어가는 것을 최고로 꼽는 분위기다. 청와대 이력을 쌓기 위한 목적이다. 다만 캠프 인원에 비해 청와대 자리는 충분하지 않다. 이 때문에 비교적 한직인 지방의 공공기관·공기업의 계약직을 노린다는 경우도 있다.
이들의 운명은 온전히 대선 후보에게 달렸다. 이 때문에 캠프 내부에서는 ‘헤게모니 싸움’이 치열하다. 중진급 정치인이 캠프에 합류하면 실무진이 함께 들어온다. 이때 기존 인력과 특정 업무 주도권을 두고 알력이 생기기도 한다. 일부 캠프의 경우 팀 간에 대화가 거의 없을 정도로 냉랭하기도 하다. 만약 후보가 경선 도중 특정 정치인에게 같이 가지 못하겠다고 하면 ‘아웃’이다. 또 후보가 새로운 유력 인사를 영입하면 기존 캠프 인사는 힘이 빠지게 된다. 이미 일부 캠프에서는 한 차례 물갈이가 일어났다고 한다. 한 정치인은 “본선까지 두세 차례 물갈이가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선거 캠프에서 후보와 캠프 구성원은 경선 승리라는 목표를 향해 ‘한배를 탄 사람’이다. 경선에서 질 경우 캠프는 해산한다. 본선 캠프는 패배한 캠프 인원의 일부만 받는다. 2위 캠프는 오히려 불이익을 받는다. 경선 과정에서 1위 캠프와 감정이 상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결국 승자가 모두 먹는 싸움인 만큼 당에서 네거티브 자제를 외쳐도 피 튀기는 전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