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스마트폰 사용 후 손목 ‘찌릿찌릿’…'건초염' 늘어난다

목수·계산원 등 직업병 여겼는데

사무직·주부들에게도 급격 증가

힘줄에 반복적 힘 가해지면 발병

염증 부위 사용 줄이고 약물치료

심할땐 스테로이드제 직접 주사





업무 특성 상 노트북 PC와 스마트폰 사용이 잦은 4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손목 통증으로 고생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가벼운 근육통이라 생각하고 파스를 붙이고 말았지만, PC와 스마트폰을 사용한 후 나타나는 ‘찌릿찌릿’한 통증이 가시지 않았다. 물건을 집는 것은 물론이고 젓가락질조차 힘들 정도로 오히려 심해졌다. 병원을 찾아 엑스레이와 초음파 검사를 한 결과 손목 건초염 진단을 받았다.



50대 가정 주부 B씨는 늦은 나이에 낳은 아이들을 키우느라 여념이 없다. 아침에 일어나 밥을 챙겨 먹이고 빨래·청소 등 집안 일을 하다 보면 어느덧 하루가 지나간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집안 일은 더 늘어난 느낌이다. 어느 날 엄지 손가락과 손목 연결 부위가 아파 인터넷을 검색해 보고 자가 진단을 해보니 건초염이 확실했다.



정보기술(IT) 기기 사용 및 ‘늦깎이 육아’ 증가 등으로 건초염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과거 공장 근로자·목수·계산원 등 같은 동작을 반복적으로 하는 종사자 등의 직업병 정도로 여겨졌던 건초염이 이제는 ‘가정 주부 병’에서 ‘사무직 직장인 병’ 등으로 변모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특별한 원인이 아닌 단순 과사용에 의해 발생한 건초염이라면 반복적인 동작을 덜 하거나 보조 기구를 사용하면 증세가 완화된다고 강조한다.



26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건초염 진료 인원은 2016년 151만6,000명에서 2020년 160만3,000명으로 8만7,000명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1.4%다. 남성은 2016년 58만6,000명에서 2020년 65만 명으로 6만5,000명(11.0%), 여성은 2016년 93만 명에서 2020년 95만3,000명으로 2만3,000명(2.5%) 늘었다. 증가율은 남성이 높고, 질환자는 여성이 많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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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초염은 건막(건초)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근육의 끝은 힘줄(건)로 돼 있는데, 이 힘줄이 뼈에 붙어서 관절을 움직이는 힘을 제공한다. 인대가 단순히 뼈를 잡아주는 수동적 역할을 하는 반면 힘줄은 관절을 움직이는 능동적 역할을 한다. 힘줄은 활액막으로 덮여 있는데 이를 건초라고 부른다.

건초염의 발생 원인으로는 ‘과사용’이 흔하다.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부하가 힘줄에 가해지면 건초가 과증식하며 방어기전으로 많은 윤활액을 발생시키면서 염증 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과사용에 의한 건초염은 1차적 건초염으로 구분된다. 류마티스와 같은 자가 면역 질환자의 경우 건초에 자가 면역 세포들이 침투해 염증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과사용 이외 다른 원인이 있는 경우 2차성 건초염으로 불린다. 이와 별개로 손가락, 손목 등은 힘줄이 지나는 공간이 좁아서 염증이 발생하기 쉬운데 이 부위에 발생하는 건초염을 협착성 건초염으로 분류한다.

증상은 건초염 주변에 통증·압통·부종 등이 일반적이다. 심해질 경우 움직임에 제한을 받을 수도 있다. 진단은 의사의 관찰, 엑스레이 촬영,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이뤄진다. 치료는 약물 치료 등을 통해 시행된다. 이준구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우선 염증 발생 부위의 사용을 자제해 염증성 건초를 안정시켜야 한다”며 “경증의 건초염은 소염·진통제와 같은 약물 치료와 휴식을 병행하면 많이 개선된다”고 말했다. 이어 “또 환부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보조기나 밴드로 보호하는 것도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심할 경우 국소적 스테로이드제를 환부에 직접 주사하기도 한다. 이 교수는 “균에 의해 발생한 경우에는 항생제를 사용한다”며 “매우 드물지만 협착에 의해서 염증이 생긴 경우나 재발이 계속되는 경우에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예방을 위해서는 과도한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장우 일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을 자제하고 자신의 신체에 맞는 키보드나 마우스를 사용해야 한다”며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며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추천한다”고 말했다.

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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