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자사 앱스토어가 아닌 다른 경로를 통해 앱을 결제하는 것을 사실상 허용하기로 했다. 이 같은 정책 변화는 지난 2019년 미국 개발사들이 제기한 반독점 소송을 합의로 끝내기 위한 애플의 조치다. 앱 개발사들은 애플 앱스토어가 앱을 독점 유통하면서 30%의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고 가격 책정에도 간섭한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26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애플은 개발자들이 애플 앱스토어 외부에서 결제하는 방법을 고객들에게 알려주는 것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애플은 "앱스토어가 개발자들에게 더 나은 사업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내용이 시행되려면 법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WP는 이는 애플의 독점 논란 이후 시행된 조치 중 가장 큰 변화이며 개발자들에게 가장 큰 혜택을 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여전히 외부 앱스토어 등에서의 앱 다운로드가 금지돼 있는 데다 개발자는 외부 결제를 희망하는 고객에게 e메일이나 문자를 보내는 것만 가능하기 때문에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에픽과 스포티파이 등으로 구성된 앱공정성연합은 성명에서 "애플의 엉터리 합의 제안은 전 세계 법원과 규제 당국, 입법자들의 판단을 받지 않기 위한 필사적인 시도에 불과하다"며 "이 제안은 앱 생태계의 혁신과 경쟁을 저해하며 모든 개발자들이 직면한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CNBC방송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애플 주식 500만 주 이상을 받았으며 이의 대부분을 7억 5,000만 달러에 매각했다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쿡이 이번에 수령한 주식 500만 주는 10년 전 CEO 취임 당시 약속받은 보상 패키지의 마지막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