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030200)가 말레이시아 쿠옥(Kuok) 그룹이 보유한 데이터 전문기업 ‘엡실론’ 지분 100%를 1억4,500만 달러(약 1,700억 원)에 인수했다. 국내 1위 데이터센터(IDC) 사업자로서 해외 인터넷 망을 강화해, 오는 2025년까지 100조 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글로벌데이터 시장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9일 KT는 대신프라이빗에쿼티(대신PE)와 공동 투자해 엡실론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엡실론은 해저케이블, 국제전용회선, 이더넷, 가상사설망(VPN) 등 국제 인터넷 망을 위한 플랫폼·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로벌데이터 기업이다. 구현모 KT 대표는 “지금까지는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이 본사와 해외 지사 간 데이터 연결 서비스를 사용하려면 많은 불편이 있었으나 엡실론 인수로 글로벌데이터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엡실론은 지난 2003년 런던에서 설립해 세계 20개 국가 41개 도시에 260개 이상의 해외분기국사(PoP)를 보유하고 있다. 런던·뉴욕·싱가포르에 3개 IDC를 운영 중이기도 하다. 주요 사업 거점은 싱가포르와 영국·미국·불가리아·홍콩 등이다. KT 관계자는 “미국·유럽·아시아 등 전세계 통신사와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PoP에 기반을 둔 본사·지점 연결 글로벌데이터,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연결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회사”라며 “기존 아시아 중심에서 유럽과 미국 등으로 KT의 서비스 지역을 확장할 수 있게 됐고, 데이터센터 간 연결(DCI), 이종 클라우드 간 연동(Cloud Connectivity), SD-WAN 등 고도화 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글로벌데이터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72조 원 상당으로 추정된다. 인터넷 트래픽이 늘며 오는 2025년까지 약 40% 성장해 100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엡실론을 글로벌데이터 사업 확장을 위한 ‘볼트-온(Bolt-on) 전략’ 핵심 플랫폼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엡실론을 통해 IT 플랫폼 솔루션, 데이터센터, 해저광케이블 인프라 등 글로벌 통신의 필수 분야 기업에 대한 전략적 인수합병(Bolt-on M&A)을 추진하겠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