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투자자를 꼽으라면 많은 사람이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을 떠올린다. 버핏은 투자를 통한 자본 이익으로 부의 최정점에 올랐지만 항상 최고의 수익율을 올린 건 아니다. 버핏의 연평균 투자 수익율은 20% 안팎인데 세계 금융시장에서 60%~70% 이상의 수익율을 기록한 헤지펀드는 적지 않다. 결국 높은 수익율보다 꾸준한 성과가 부와 명성의 원천인 셈이다.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버핏처럼 꾸준한 투자 성과를 좇는 데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로보어드바이저란 인간을 대신해 AI가 투자 포트폴리오 관리를 수행하는 디지털 자산배분·운용 서비스를 말한다.
로보어드바이저 스타트업인 쿼터백그룹의 장두영 대표는 "로보어드바이저의 핵심 역량은 꾸준한 수익성 확보를 통한 고객들과의 신뢰 구축"이라고 단언했다.
2015년 문을 연 쿼터백그룹은 국내 최초의 로보어드바이저 스타트업으로 쿼터백자산운용과 쿼터백테크놀로지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금융기관과 개인 등의 자금을 위탁받아 주식?채권 등을 사고팔며 자산을 관리해주는 데 운용자산 규모는 최근 4,000억 원을 넘어섰다. 자산 운용·관리에는 자체 개발한 AI 알고리즘인 큐비스(QBIS)가 활용된다.
쿼터백그룹은 다른 로보어드바이저 업체와 달리 자산 운용의 전 과정을 고객들과 공유해 매월 자산 배분 현황을 공개하는 것이 특징. 투자 자산의 국가별 변동 현황, 채권 혹은 주식 투자 비중 등을 투명하게 밝혀 고객 신뢰를 다지는 것이다. 장 대표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의 자산배분 모델이 '미공개 블랙박스'에 가깝다는 말이 있는데 이런 오해를 없애야 이 시장이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쿼터백그룹이 로보어드바이저 업계에서는 드물게 생명보험사의 변액보험과 은행 고유자금을 위탁받을 수 있었던 것도 고객과 쌓아온 신뢰 관계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쿼터백그룹은 연금 운용 과정에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가 접목된다면 획기적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특히 퇴직연금 운용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장 대표는 “로보어드바이저로 개인 맞춤형 자산 배분이 한층 고도화돼 생애주기에 맞춘 주식과 채권 등의 자산 배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몇 몇 금융회사도 퇴직연금에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는 “퇴직연금에 로보어드바이저를 접목하면 초개인화한 자산관리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쿼터백그룹은 최근 KB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벤처투자 등에서 65억원의 투자를 유치해 서비스 고도화와 전문인력 확충, 마케팅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장 대표는 “쿼터백 알고리즘의 우수성을 많은 투자자들이 인정해줬다” 며 “올 해 운용자산 5,000억원 돌파 등 본격적 성장을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