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진안에서 입 주위가 공업용 고무줄로 꽁꽁 묶여 학대가 의심되는 백구가 발견돼 공분이 쏟아지는 가운데 입 주변이 괴사된 상태로 구조됐던 백구의 현재 상태가 알려졌다.
14일 동물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는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백구는 일주일 넘게 사료 한 톨, 물 한 모금도 먹지 못해 탈수와 탈진 증세가 심했고 콩팥에 큰 무리가 돼 신부전증으로 몸상태가 심각하게 망가져 있다"면서 "현재 비글구조네트워커의 연계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배가 너무 고픈 백구는 사료를 먹고 싶어 하지만 입안이 심하게 부어서 교합이 되지 않아 주둥이 옆으로 사료가 모두 새어 나와 자가섭취가 불가능한 상태"라고도 했다.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이어 "백구가 지금의 힘든 상황을 이겨내길 바라는 마음으로 백구에게 황제라는 새 이름을 선물해 주었다"며 "황제가 이번 역경을 이겨내고 우리 앞에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아울러 비글구조네트워크는 "현재 황제에게 고통을 주고 생명을 버린 학대자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면서 "비글구조네트워크는 해당 동물 학대 제보를 받아서 반드시 학대자를 찾아내 정당한 처벌이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글구조네트워크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백구는 담요 위에 엎드린 채 치료를 받고 있다. 고무줄에 묶여 피가 나던 입 주변은 아직도 많이 부어있는 상태다.
앞서 입이 굵은 공업용 고무줄로 꽁꽁 묶여있던 백구는 지난 12일 전북 진안군 상전면 금지교차로 인근에서 구조됐다. 병원으로 옮겨진 백구는 입 안이 괴사해 4주간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물과 음식을 섭취하지 못해 골반 뼈가 보일 정도로 마른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과 관련, 전북 진안경찰서는 14일 "동물단체의 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돼 수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백구가 발견된 인근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는 한편 마을주민 등을 상대로 탐문 조사에 들어갔다.
동물학대 보호법에 따르면 '잔인한 방법으로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학대 행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