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대륙의 54개국 절반은 전체 인구의 2% 이하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는 30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 세계 국가의 백신 접종률 10% 달성'이란 WHO의 목표는 고소득 국가 중 90%만이 충족했다. 아프리카의 경우 54개국 중 15개국만이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10% 목표를 달성했다.
지난달 아프리카에는 2,300만회 분량의 코로나19 백신이 제공됐다. 지난 6월에 비해 10배나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현재까지 아프리카인 중 2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은 6,000만명에 불과하다. 이는 전 세계인을 상대로 투여된 60억개 이상의 백신 중 2% 규모에 그친다. WHO의 아프리카 백신 조정관 리처드 미히고는 "미미한 증가세에도 연말까지 인구의 40% 접종 완료라는 WHO의 목표에 도달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전했다. 또 백신 수급 상황이 나아지고는 있으나 "불투명한 배송 계획은 아프리카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프리카에서 접종률 10%를 달성한 나라는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나라이며, 이들 중 40%는 작은 섬나라다. 아프리카의 섬나라 세이셸과 모리셔스는 전체 인구의 60% 이상이 백신 접종을 마쳤고 모로코는 48%, 튀니지와 코모로, 카보베르데는 20% 이상이 접종을 마쳤다. 이들 국가는 충분한 백신 공급을 누렸고 국제 백신 구매·분배 프로젝트 코백스로부터 전달된 백신 외에 별도의 백신을 확보할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완료율을 높이기 위해 백신 유통 과정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리처드 미히고 조정관은 지금까지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국가가 백신 2억회분을 배송받아 이중 70%를 투약했으며, 이는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국가에 사는 전체 인구의 4%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백신 9억회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