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 456억 원을 얻기 위해 벌이는 치열한 생존 게임은 실제 부채 증가와 치솟는 집값 등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심각한 사회경제적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12일 블룸버그 산하 연구 기관인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저스틴 히메네스 이코노미스트가 ‘빚, 불평등, 죽음 - 오징어 게임 경제’라는 제목의 한국 관련 칼럼에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단지 드라마에 그치지 않고 한국 내 문제를 여실히 반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히메네스는 칼럼에서 구체적 수치를 들어가며 지적했다. 그는 “많은 부채는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집값은 가처분 소득의 약 두 배에 달하고 부채 증가율은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앞선다”며 “임금 소득은 늘지 않는데 생계 비용은 증가하면서 사람들이 대출로 떠밀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부동산 시장이 가계부채 증가를 부추긴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며 집값 안정을 위해 이미 수많은 대책을 내놓았지만 평균 아파트 가격은 과거 5년 전과 비교해 70% 이상 치솟았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6월 기준 아파트 중위 매매가는 강남권 11개 구에서는 14억 원을 넘어섰으며 극 중 주인공인 성기훈(이정재 분)이 거주한 쌍문동을 포함한 강북권도 9억 5,900만 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소득 불평등에 대해서도 노동시장에서 비정규직의 평균임금은 정규직의 절반 이하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암울한 현실 속에서 청년들은 암호화폐처럼 위험한 선택지를 고르거나 때로는 삶을 마감하는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1위인 자살률, 전체 실업률의 두 배가 넘는 청년 실업률 등은 이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말했다.
‘지옥’은 현실의 젊은이들이 한국의 암울한 현실을 빗대 쓰는 용어라고 소개한 그는 “이러한 현실은 오징어 게임 속 참가자들이 바깥세상을 ‘지옥’이라고 부르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이어 “오징어 게임 경제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더 균등한 이익 분배가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