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마켓

실망스런 GDP에도 문제는 수요 아닌 공급…금리인상 전망도 빨라지고 많아진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롱비치 항에 쌓여있는 컨테이너. 미국 3분기 GDP 수치가 실망스러웠지만 4분기 반등 후 내년에도 좋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AP연합뉴스


2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실망스러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소식에도 주요 기업의 호실적이 이어지면서 나스닥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1% 안팎씩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0.68% 올랐는데요. 다시 실적 장세에 불이 붙은 모양새입니다.

이와 별도로 페이스북이 회사명을 메타로 바꾸겠다는 뉴스가 나왔는데요. 메타버스를 겨냥했겠지만 최근 안팎으로 문제가 많은 상황에서 분위기를 쇄신하려는 의도도 엿보입니다.

투자자들은 무시했지만 오늘은 3분기 GDP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월가의 의견은 “큰 걱정은 할 필요 없다”는 건데요.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2분기 6.7%→3분기 2.0%…공급난에 자동차 소비지출 -17.6%·‘소프트패치’ 얘기도


어제 ‘3분 월스트리트’에서 전해드린 월가의 3분기 GDP 추정치가 2.8%였는데요. 뚜껑을 열어보니 이를 훨씬 밑돌았습니다. 연환산 기준 전기 대비 2.0%에 그쳤기 때문인데요.

하나씩 뜯어보면 미국 경제(23조2,000억 달러)의 3분의2가량을 차지하는 소비지출이 2분기에는 12% 증가했지만 3분기에는 1.6% 증가로 크게 낮아졌습니다.

한 단계 내려가면 상품지출의 타격이 컸던 것으로 나오는데요. 자동차와 가전 등 내구재 소비지출이 -26.2%를 기록했습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자동차와 부품 지출이 17.6%나 급감했습니다. 반면 서비스지출은 델타변이 탓에 2분기(11.5%)보다는 증가폭이 줄었지만 7.9% 증가했는데요.

이를 보면 3분기 GDP 부진의 핵심은 자동차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연환산 없이 보면 3분기에 전기 대비 0.4% 성장했는데 자동차 생산문제가 없었으면 0.9% 성장했을 거라고 하네요. 뉴욕타임스(NYT)는 “자동차 생산부족에 따른 구매 감소가 3분기의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며 “공급망 문제가 얼마나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지를 보려면 자동차 판매를 보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자동차 판매 부진이 3분기 GDP 급락의 주요 원인이다. /AFP연합뉴스


그렇습니다. 이 부분이 중요합니다. 반도체 대란에 차량생산이 늦어지고 있고 이로 인해 차를 사고 싶어도 못 사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미국인들이 차를 사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갈 수 있지만 지금은 그런 것은 아닙니다. 즉 수요가 아닌 공급의 문제라는 것이죠. 다른 내구재 소비가 준 것도 비슷한 이유 때문인데요. 로버트 로제너 모건스탠리 선임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공급난에 따른 생산과 판매 차질은) 자동차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며 “다른 소비재들도 공급이 부족하다”고 전했습니다.

어쨌든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3분기 GDP에 대한 이해는 이 부분에서 출발합니다. 수요는 괜찮은데 공급이 문제이며, 이는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수 있는 것이라는 얘기죠. 시장에서 3분기 GDP를 그렇게 비관적으로 보지 않는 이유입니다. 이날 증시도 GDP 수치는 아예 무시하는 듯 보였죠. 월가의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시장의 컨센서스는 3분기에는 예상보다 낮았지만 4분기에는 나아질 것이라는 점”이라며 “공급 문제가 언제 풀리느냐가 핵심 관건이기는 하지만 월가에서는 소프트패치라는 얘기도 나온다”고 전했습니다.

소프트패치는 경기가 본격적으로 침체국면으로 돌아서는 것은 아니지만 일시적으로 성장세가 주춤해지면서 어려움을 겪는 것을 뜻하는데요. 시간이 지나면 결국 다시 좋아질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임금인상·모아둔 돈에 소비욕구 있다…4분기 반등 후 내년까지 성장 이어져”



실제 월가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4분기에 반등이 이뤄진 뒤 내년까지 성장세가 이어진다는 것인데요. 폴 애쉬워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3분기 GDP는 전반적으로 큰 실망이다. 지난 7월, 3분기가 시작될 때의 전망치는 7.0%였고 우리는 3.5%를 봤지만 그마저도 너무나 긍정적이었던 것”이라면서도 “4분기에는 반등을 기대한다. 단순히 자동차가 그렇게 발목을 잡지 않을 것이고 델타변이의 악영향이 더 심해지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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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고 있다는 점도 한몫합니다. 3분기 들어 급증했던 환자 수가 이달 들어 계속 낮아지고 있지요. 다윗 케베데 크레디트 유니온 내셔널 어소시에이션의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델타변이가 계속 진정되면서 소비자들이 서비스에 더 많은 지출을 할 것”이라며 “4분기에는 더 많은 성장이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물론 공급난이 최소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 계속해서 초과수요 상태가 지속되겠지만 소비자들은 이에 따른 가격인상을 받아들일 확률이 높습니다. 지금도 그렇고요. 임금인상발 물가압력이 더 커질 수도 있지만 어쨌든 현상황은 그렇습니다.

임금인상과 모아돈 돈에 미국 소비자들은 수요 욕구가 있다. 지금의 경제문제가 수요가 아닌 공급문제라는 점에서 비관적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적다. /연합뉴스


특히 3분기 GDP는 과거수치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도 있습니다. 데이터 분석업체 STR에 따르면 10월 둘째주(10. 10~10. 16) 미국의 호텔객실 이용률이 65%로 8월 중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는데요. 식당예약 사이트 오픈테이블에 따르면 10월 마지막 주 식당좌석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보다 4% 낮은 수준인데 이는 지난 달 중순보다는 개선된 수치라고 합니다. 소비가 좋아지는 조짐이 있다는 것이죠.

소비 상황을 가장 밑단에서 직접적으로 볼 수 있는 물류회사의 예상도 좋습니다. 브라이언 뉴먼 UPS 최고재무책임자(CFO)는 “4분기에 소비자 수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봤는데요. 하스브로와 마텔 같은 주요 장난감 업체도 크리스마스 대목 때를 맞춰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장난감 매출의 절반이 크리스마스 시즌에 나온다고 하네요.

소비자들은 돈도 있습니다. 연방정부의 수차례 현금지원과 경기부양책에 자금이 남아있습니다. 개인저축률은 여전히 8.9% 수준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경제가 3분기에 (지난해 경기침체 이후) 가장 회복속도가 느려졌다”면서도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공급제약에도 강력한 소비수요와 델타변이 완화가 향후 몇 달 동안 성장을 촉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골드만삭스 내년 중반에도 물가 4%…내년 세차례 금리인상 가능성도


미국 경제전문가인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 겸 SS이코노믹스 대표는 “노동력과 공급부족, 델타바이러스, 정부의 지원 감소가 3분기 GDP에 타격을 입혔다”며 “인플레이션이라는 지니는 병 밖으로 나왔다. 4분기 경제성장은 더 좋아지겠지만 경제의 관심은 점점 더 성장에서 인플레이션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계속 이어지는 얘기지만 3분기 GDP가 좀 주춤했지만 4분기는 더 낫고 내년에도 어느 정도 탄탄한 수준의 성장세가 이어지면, 그리고 물가상승이 지속한다면 우리 앞에 놓여 있는 것은 금리인상입니다. 시장의 분위기도 갈수록 이쪽으로 넘어가고 있는데요.

CME 페드와치를 보면 시장에서는 내년 6월 첫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65%, 9월 두번째 인상 가능성을 51%, 2023년 2월 세번째 인상 가능성을 51%로 보고 있다고 합니다. 2022년 12월만 해도 이날 오전 50%를 넘기도 했다는데요. 2022년 12월 인상 확률이 50%라는 얘기는 내년에 세 차례 금리인상을 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CNBC는 “시자이 연준이 보여주는 것보다 더 많은 금리인상에 베팅을 하고 있다”며 “2022년에 적어도 두 차례, 어쩌면 세 차례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고 봤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시장에서는 "금리를 가급적 빨리 올리는 게 좋다"는 얘기가 나온다. /AP연합뉴스


월가에서도 우려가 끊이지 않습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메리클과 스펜서 힐은 “내년 중반쯤에도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높을 것”이라며 “이는 내년에 더 이른 금리인상을 불러올 수 있는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했습니다. 현재 골드만삭스는 CPI 기준 인플레가 내년 중반에 4%, 연말에 3.1%가 될 것으로 보는데요. 며칠 새 연 1.66%대까지 올랐던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하락했지만 다시 오르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겠습니다.

월가의 사정에 정통한 또다른 관계자는 “현재 시장에 유동성이 문제인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연준이 가급적 금리를 빨리 올리는 것이 좋다. 나라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는 전체적으로 시장에서 조기금리 인상을 예측하고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연준 인사들의 발언 수위도 갈수록 세지고 있구요. 연준이라는 항공모함의 방향을 트는데, 또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을 끝내는데 기본적으로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생각보다 금리인상 시점이 빨라질 수 있고, 그 횟수도 많아질 수 있다는 점 기억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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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영필 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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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뉴욕=김영필 기자 susopa@sedaily.com
앤디 워홀의 말처럼 '인생은 스스로 되풀이하면서 변화하는 모습의 연속'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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