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통계청의 10월 고용 동향 발표에 대해 “고용 회복세를 보여준다”고 자화자찬했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74만 1,000명으로 1년 전보다 65만 2,000명 늘어 8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는 것이다. 실업률은 2.8%로 지난해 동월 대비 0.9%포인트 떨어져 8년 만의 최저치를 나타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페이스북에 “코로나19 발생 이전 고점인 지난해 2월 취업자 수의 99.9%를 기록했다”고 썼다. 하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경제 사령탑이 자랑할 만큼 고용 사정이 나아졌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단시간 취업자 급증으로 고용의 질이 악화하고 있다.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전년 동기 대비 92.7%(521만 4,000명)나 증가했다. 반면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444만 명이나 줄었다. 늘어난 일자리 대부분은 전일제가 아니라 시간제 아르바이트나 세금으로 만든 공공 일자리일 뿐이다. 또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31만 3,000명으로 1년 전보다 2만 6,000명 감소했고 일용근로자도 16만 2,000명이나 줄었다. 정부가 열거한 지표상의 고용 개선은 치적을 자랑하기 위한 허상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30대 취업자가 2만 4,000명 줄어 20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현실에 눈을 감아서는 안 된다. 일자리 창출의 한 축인 4050세대 자영업자들은 고용을 포기하고 한창 일할 나이인 2030 젊은이들은 취업을 포기하고 있다. 게다가 새로 만들어지는 일자리 대부분이 단시간 취업이라면 엄중한 고용 위기의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문재인 정부는 재정으로 만드는 고령층의 단기 공공 일자리를 비롯한 ‘분식 고용’으로 눈속임하려 하지 말고 지속 가능하고 질 좋은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 ‘일자리 정부’ 표방이 거짓이 아니라면 민간 기업의 투자를 늘려 고용을 창출하는 방안을 적극 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