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연합뉴스경희대 수원캠퍼스를 졸업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KBS 아나운서로 입사하고 이후 국회의원까지 된 자신의 사례를 드는 과정에서 '분교'라는 표현을 쓴 것을 두고 재학생과 졸업생의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골 찼다 하면 자책골"이라고 날을 세웠다.
전 전 의원은 14일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려 "(고 의원) 자신이 경희대 수원캠 출신인데도 KBS 아나운서가 된 것은 학력을 가린 이른바 '블라인드 채용' 때문이란다"면서 "그래서 블라인드 채용법을 만든다고 한다. 제2이 고민정을 위해서"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전 전 의원은 "문제는 경희대를 비롯해서 많은 대학이 요즘 분교와 본교 구분이 없다는 것"이라며 "블라인드 채용을 그렇게 자랑스럽게 생각했다면 오래전에 '경희대 수원캠'이라고 밝혔어야 한다"고도 적었다.
전 전 의원은 이어 "당장 경희대 학생들이 들고일어났다"면서 '경희대 당신 다닐 때처럼 분교 아니다. 입조심해라', '모교 욕보이지 마라', '블라인드 테스트여만 경희대는 KBS 입사가 가능하냐' 등 경희대 학생들의 반응을 공유했다.
아울러 전 전 의원은 "KBS 아나운서가 경희대에서 나온 게 블라인드의 기적 아니면 안 될 정도냐"라고 물은 뒤 "골 찼다 하면 자책골"이라고 했다.
앞서 고 의원은 전태일 열사의 51주기였던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전태일 열사는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는 당연한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생을 바쳤다"면서 "입사 시 대학 이름이 아닌 능력으로 평가받아야 하는 당연한 권리가 여전히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상황을 짚었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연합뉴스그러면서 고 의원은 "공공기관들은 (채용시 블라인드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고 효과도 입증됐다"며 "하지만 법제화가 돼 있지 않아 늘 불안한 마음이다. 이 좋은 제도가 후퇴하는 일이 없도록 법제화하려 한다"고 민주당 의원들의 블라인드 채용법 공동발의를 요청했다.
고 의원은 이어 "저 또한 블라인드 테스트로 KBS에 입사한 경험이 있어 법제화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절감하고 있다"면서 "저는 당시 분교였던 경희대 수원캠퍼스를 졸업했지만 이 제도 덕분에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 제2, 제3의 고민정이 탄생하도록 공동발의를 요청드린다"고도 했다.
이같은 고 의원의 글에 한 네티즌은 "중국어학과는 서울캠퍼스 중국어교육학과를 폐과시키고 당시 수원캠퍼스로 이전한 것"이라며 "중국어학과 뿐 아니라 거의 모든 학과가 서울캠퍼스에서 이전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민정씨 때문에 경희대 국제캠퍼스가 발칵 뒤집혔다"며 "모교의 상황도 모르면서. 무슨 이유에서 팩트도 모르면서 경희대 국제캠퍼스를 그렇게 비하하고 졸업생, 재학생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는지 모르겠다. 제대로 알고 얘기하라. 입법하면서 모교를 비하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총선 때 일부 언론에서 고민정의 학력 허위기재 논란을 보도하면서 경희대 국제캠퍼스가 분교라고 표기해서 총학생회에서 기자, PD와 직접 통화하는 등 학교가 난리 났었다"며 "도대체 졸업생, 재학생들에게 상처를 주고 분교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몇 번째냐. 자신을 키워준 모교에 도움은 주지 못할망정 배은망덕한 짓 좀 그만하라. 제발 그 입 좀 조심하길"이라고도 적었다.
경희대 커뮤니티에도 "고 의원이 분교를 인정했다", "블라인드 테스트여야만 입사가 가능하다는 거냐", "선배가 뭐하는 거냐" 등 성토가 쏟아졌다.
'분교'라는 표현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고 의원의 글은 이날 현재 일부 수정된 상태다.
'당시 분교였던 경희대 수원캠퍼스를 졸업했지만'이라는 문장에서 '분교였던'이라는 부분이 삭제됐다.
고 의원은 경희대 수원캠퍼스 중국어학과(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2004년 KBS 공채 30기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2017년 퇴사해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선대위 대변인을 거쳐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