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1일 대전 현충원을 찾아 “어떠한 경우에도 북한의 일방적인 도발은 용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외교 경험 부족이 이 후보의 약점으로 꼽히는 상황에서 연평도 포격 도발 11주기를 이틀 앞두고 나온 발언이라 눈길을 끈다. 지지층 확대를 위해 연일 2030 표심 공략에 집중하던 이 후보가 ‘안보 우클릭’으로 중도층 공략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후보는 충청권 지역 순회 사흘째인 이날 오전 부인 김혜경 씨와 함께 대전 현충원 연평도 포격 도발 전사자 묘역을 참배한 뒤 “그때(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희생된 여러분들을 저희가 기억하기 위해 미리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희생된 장병들이 정말 꽃다운 청춘들”이라며 “정말 안타깝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 후보는 “특히 민간인 지역에 대한 불법 도발에는 반드시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후보는 “통일을 지향하기에는 이미 늦었다”며 전통적인 민주당의 통일관과 다른 시각을 내비쳤다. 이 후보는 지난 20일 충남 아산시 콘텐츠기업지원센터에서 대학생들과 간담회를 열고 “누가 누구에게 흡수당하느냐를 논하며 적대성을 강화시킬 필요 없다”며 “최근 학계에서 ‘사실상의 통일 상태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그게 낫다”고 강조했다. 어느 한쪽이 체제 경쟁에서 이기는 전통적 통일관에서 벗어나 평화가 주는 경제적 실익을 누리겠다는 논리다. 그는 “저는 철저하게 실리주의자”라며 “평화는 그 자체로 경제적 가치를 지닌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긴장이 격화되면 외국인 투자가 줄고 주가는 떨어진다. 채권금리는 올라 이자를 더 내야 한다”며 “이렇게만 봐도 비용이 더 든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대북 지원을 지속해야 하는 이유도 실리주의적 관점에서 접근했다. 그는 “북한이 해주는 것도 없는데 퍼준다는 주장을 하는데 이는 단편만 본 것”이라며 “(대북 지원을 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이득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우리는 반도인데 섬처럼 갇혀 있다. 북으로 가는 길이 열리기만 해도 경제적 기회가 엄청 열린다”라며 “(당장 대가가 없다고) 대가 없는 지원이라고 하는 것은 단견”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