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삼석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이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등장한 ‘AI(인공지능) 윤석열’을 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국힘이 후보 대신 ‘딥페이크'기술을 적용한 아바타를 활용해 일상적 선거운동을 하겠다는 목적이 뻔하다”며 “이미지 세탁”이라고 지적했다.
고 전 위원은 7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시간상 제약을 이유로, 잘 만들어진 아바타를 보고 자신을 선택해 달라고 유권자에게 호소하는 것은 일종의 ‘사기(fake)’로 느껴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돔에서 열린 선대위 출범식에서 기계학습(머신러닝)을 통해 동영상 형태로 구현된 ‘AI 윤석열’을 공개했다. 7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에에 “완성도가 상당히 높죠?”라며 1분가량의 해당 영상을 업로드했다.
영상 속 AI 윤석열은 “윤석열 후보와 너무 닮아 놀라셨습니까”라며 “정치권 최초로 만들어진 AI 윤석열은 윤석열 후보가 열어갈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와 도전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디지털 선거 혁신 운동의 일환으로 해당 프로젝트를 준비했으며, 후보가 직접 찾아가기 어려운 지역이나 시간대에 유세 차량의 스크린 등에 AI 윤석열을 띄워 모든 국민들에게 윤 후보의 목소리를 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고 전 위원은 "이는 유권자를 대상으로 ‘후보 이미지 조작’을 하겠다는 선언 아니냐”며 “생각이 정직하지 못하다. 뻔뻔하거나 무지하거나 둘 중 하나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좋지 않은 후보의 이미지(도리도리, 쩍벌 등)와 부족한 언변을 속이기 위한 것 아니냐”며 “매우 불량하다”고 비판했다.
고 전 위원은 “실제 인물의 딥페이크 적용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며 “미국과 유럽 국가에서 정치적 목적의 AI 혹은 딥페이크 사용을 엄격하게 제한한다. 아무런 비판 없이 바라볼 게 아니라 선관위 등이 나서서 딥페이크 기술의 정치적 이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