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개발은행(ADB)이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을 4.0%로 유지하면서도 물가 상승을 경고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이어 인플레이션 장기화에 대한 국제 기구들의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14일 ADB가 발표한 ‘2021 아시아 경제 보충 전망’에 따르면 한국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올해와 내년에 각각 2.3%, 1.9%로 각각 0.3%포인트 상향했다. 올 4월 1.3%(2022년 1.5%)에서 지난 9월 조정한 뒤 석 달 만에 다시 높인 것이다. 앞서 OECD도 지난 1일 올해 물가상승률을 0.2%포인트 높인 2.4%(내년은 2.1%)로 제시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성장률에 대해서는 올해 4.0%, 내년 3.1%의 기존 9월의 전망을 바꾸지 않았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국제통화기금(IMF)이 3.3%로 가장 높고 정부,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KDI)는 3.0%로 ADB보다 낮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경제성장 전망은 견조한 수출과 설비 투자 등으로 기존 전망을 유지했고, 물가 전망 상향은 4분기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소비 등 일상경제 회복과 유가 상승에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보충 전망은 49개 아시아 역내국 중 일본, 호주, 뉴질랜드를 제외한 46개 회원국이 대상이다. 46개국의 물가상승률에 대해서는 올해는 2.1%로 0.1%포인트 낮췄고, 내년은 2.7%를 유지했다. ADB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올해 글로벌 물가 상승을 이끌었으나, 공급망 차질이 아시아 국가들의 물가상승률 상방 압력으로 전이되지 않음에 따라 아시아 46개 회원국의 물가상승률은 비교적 낮은 수준으로 예측된다”고 평가했다. 국제유가는 지난 10월 고점을 기록한 이후 내년에는 석유 공급이 수요를 앞지르면서 완만하게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시아 46개국 경제의 올해 성장률은 7.1%에서 7.0%로, 내년은 5.4%에서 5.3%로 각각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ADB는 오미크론 등 새로운 변이, 일부 지역의 낮은 백신 공급 및 백신 효과성 감소 등 코로나 19 관련 위험이 여전히 역내 경제성장에 주요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의 예상보다 급격한 경기둔화, 글로벌 공급망 차질 장기화,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로 인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를 경기위축 요인으로 꼽았다.
한편, ADB는 코로나 19로부터 경제가 회복되면 기상이변 및 기후변화와 관련한 중기적 위험이 주요 리스크로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