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패션 플랫폼 1위 무신사가 업계 최초로 연간 거래액 2조 원을 돌파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사용자가 크게 늘면서 여성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도 처음으로 거래액 1조 원을 기록했고 에이블리, 브랜디, W컨셉 등도 덩치가 커졌다. 올해는 지난해 진행됐던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의 성과가 가시화되는 만큼 패션 플랫폼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저마다 타깃과 카테고리를 확대하기 위해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고 해외 사업도 본격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무신사는 지난해 거래액이 2조 3,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90% 이상 증가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무신사와 29CM, 스타일쉐어, 솔드아웃 등 무신사가 운영하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의 거래액을 합친 규모다.
무신사는 지난해 29CM와 스타일쉐어를 인수해 합병했으며, 한정판 상품을 거래하는 플랫폼인 솔드아웃은 별도 자회사로 운영하고 있다. 스타일쉐어 등을 인수하기 이전인 2020년 무신사의 거래액은 1조 2,000억 원이었다. 무신사 관계자는 "1020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국내 브랜드들의 매출 신장이 거래액 상승을 이끌었다"며 "지난해 회원 수도 전년 대비 약 30% 증가해 1,000만 명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카카오(035720)스타일이 운영하는 여성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도 지난해 거래액이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하며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했다. 신세계(004170)가 인수한 W컨셉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2,058억 원에 달했으며, 브랜디는 지난해 12월 한달 거래액만 700억 원을 넘기며 연간 거래액 1조 원 돌파에 성큼 다가섰다.
패션 플랫폼들의 거래액 급증은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쇼핑 증가 덕분이다.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약 200조 원 규모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10~20대는 물론, 50대까지 온라인 쇼핑에 익숙해지면서 패션 소비 트렌드가 온라인으로 급속히 기울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시장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으로 새로운 판이 형성된 만큼 올해는 신규 서비스로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고객 유입을 늘리기 위한 마케팅을 본격화한다. 무신사는 올해 키즈와 3545 여성 패션 서비스를 신규로 오픈할 계획이다. 지난해 큰 폭으로 성장한 명품, 골프, 스포츠, 뷰티 카테고리는 전문성을 강화한다. 지그재그는 올해 뷰티, 리빙 등 스타일 전 영역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시범 운영 중인 뷰티 카테고리에서 고객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해 조만간 정식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를 넘어 해외 사업도 추진한다. 무신사는 올해를 브랜드 패션의 글로벌 판로를 열기 위한 원년으로 삼고 해외 사업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지그재그와 브랜디도 일본 진출을 통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브랜디는 지난해 10월 베타 서비스를 선보인 일본 사업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패션 플랫폼 시장은 네이버, 쿠팡, 카카오, 신세계 등 대기업들도 뛰어들면서 더욱 경쟁이 치열해졌다"며 "올해는 서비스 고도화와 카테고리 확장 여부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