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 간 안보 협상이 사실상 실패한 가운데 러시아의 침공이 임박했다는 정황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침공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러시아가 ‘작전용 공작원’을 배치하고 있다는 첩보가 미국 측에 입수됐고 우크라이나를 향한 사이버 테러 공격과 심리전이 시작되고 있다. 긴장이 고조되자 미국은 전쟁 발발 시 유럽에 천연가스를 공급할 방안을 찾고 있다.
15일(현지 시간) 백악관과 CNN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쪽 지역에 위장 작전을 수행할 공작원을 배치했으며 이들은 시가지 전투와 러시아의 '대리 군대(proxy forces)'를 공격하기 위한 폭발물 설치를 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을 공격한 것처럼 위장해 침공의 구실로 삼으려는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우리 정보기관이 (러시아가) 침략의 핑계를 날조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는 첩보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은 러시아가 이달 중순부터 오는 2월 중순 사이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처럼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전쟁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미국 정부는 유럽에 천연가스를 공급하기 위한 비상 계획을 글로벌 에너지 회사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유럽은 천연가스의 30% 이상을 러시아에 의존하는데 전쟁이 발발해 미국의 제재가 시작되면 러시아의 가스 공급이 전격 중단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카타르 등과 협력해 유럽에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을 늘리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쟁을 막기 위해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3자 회담을 제안했으나 러시아가 이 제안에 응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