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R&D 비용부담에…친환경船 경쟁서 낙오 우려

■대우조선 1.5조 수혈 무산

지난해 기준 부채비율 297% 달해

결손금 6,256억원에 부분 자본잠식

신평사, 신용등급 전망도 하향 조정





대우조선해양(042660)의 친환경선 연구개발(R&D) 경쟁력에 빨간불이 켜졌다. 기업결합 무산으로 1조 5,000억 원 규모의 자금 수혈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친환경발 발주가 본격적으로 쏟아지는 가운데 재무구조 악화로 R&D 투자가 지지부진해질 경우 수주 경쟁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 미래 생존이 위협받게 된 것이다.



18일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 비율은 297.3%에 달한다. 지난 2020년 말 175.8%였던 부채 비율이 대폭 확대됐다. 같은 기간 6,752억 원에 달했던 이익잉여금은 바닥나고 결손금만 6,256억 원에 이르면서 부분 자본잠식 상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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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은 2020년 4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4분기 연속 적자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4분기에도 438억 원 적자를 기록, 5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대우조선해양의 재무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현대중공업(329180)그룹의 기업결합이 성사돼 1조 5,000억 원의 자금 수혈을 받았다면 이 같은 부담이 경감될 수 있었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업계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의 재무구조 악화가 친환경선 R&D 투자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대우조선해양은 수주 침체기 당시인 2016~2017년 각각 603억 원, 467억 원의 R&D 비용을 지출했다. 이는 당해 년도 전체 매출의 각각 0.5, 0.4%에 불과한 수준이다. 재무 부담이 급증하며 전체 매출에서 R&D 비용 지출을 줄인 것이다. 이후 현대중공업그룹과 기업결합이 본격 추진되며 재무구조 악화 우려를 덜게 된 대우조선해양은 2019년 들어 매출의 0.8%인 674억 원을 R&D 비용에 썼고 2020년에는 1%인 722억 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자금 수혈 가능성이 사라진 현재 R&D 규모 증액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친환경선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해진다. 같은 기간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009540)은 R&D 투자 비용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우조선해양의 신용 등급 상향도 요원해졌다. 이날 나이스신용평가는 대우조선해양의 신용 등급 전망을 종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낮췄다. 현재 BBB-인 신용 등급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의미다. 한국조선해양이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 신고를 철회하면서 현대중공업그룹과의 기업결합이 사실상 무산된 영향이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해양 환경 규제 강화로 친환경선 발주가 본격화하고 있다”며 “꾸준한 R&D 투자로 앞선 친환경선 기술을 갖춘 조선소와 그렇지 못한 조선소 간 수주 양극화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서종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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