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최악 진흙탕 대선…다자 토론으로 미래 놓고 경쟁하라


48일 앞으로 다가온 20대 대선이 역대급 진흙탕 싸움으로 전개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 녹음 파일이 보도된 데 이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160분 욕설 통화’ 녹음까지 공개되면서 선거가 추잡한 난타전으로 흐르고 있다.

우선 이 후보와 김 씨의 부적절한 언행은 짚어봐야 할 문제다. “돈을 안 챙겨주니 미투가 터지는 것” “캠프에 오면 1억 원도 줄 수 있다” 등의 언급에서 나타난 김 씨의 천박하고 잘못된 인식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런 가치관을 지닌 채 대통령 부인이 될 경우 국정 개입 논란을 낳을 수 있다. 물론 김 씨의 발언을 장시간 녹음하고 공영방송을 통해 공개한 것은 ‘공작 정치’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성품이 리더십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잦은 폭언은 매우 위험한 신호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후보가 자신의 형과 형수에게 “개XX, XX놈, X신” 등의 패륜적 욕설을 반복적으로 퍼부은 것은 지도자 자격을 의심하게 만든다. 논란이 커지자 이 후보와 김 씨는 ‘사과’ 또는 ‘반성’ 취지의 말을 했다. 하지만 그 정도의 해명으로는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의 자질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또 양당은 각각 “윤 후보 측이 무속인 말을 듣는다” “이 후보 선대위가 역술인에게 임명장을 줬다”고 주장하면서 ‘내로남불’ 논쟁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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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이전투구에서 벗어나 복합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구할 비전과 정책을 놓고 경쟁해야 할 때다. 양대 정당 후보만이 TV 토론을 할 경우 상호 비방이 가열되면서 정책 토론이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포함한 3자 또는 4자 토론의 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선거법에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TV 토론에는 평균 지지율이 5% 이상인 후보 등이 초청 대상이라고 명시돼 있다. 공중파 방송이 두 자릿수의 지지율을 기록하는 후보를 제외하고 토론회를 개최하는 것은 불공정할 뿐 아니라 선거법 정신에도 어긋난다. 후보들이 성장 동력 재점화와 일자리 창출 방안 등 미래 비전을 놓고 치열하게 논쟁할 수 있도록 다자 토론의 장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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