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소유권을 넘겨주지 않는 데 불만을 품고 아버지를 마구 폭행해 숨지게 한 40대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윤승은 김대현 하태한 부장판사)는 존속상해치사, 존속상해, 현주건조물방화미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49)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8년을 선고하고 치료감호를 명령했다고 23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2020년 12월 14일 새벽 인천 자택에서 아버지와 어머니를 발로 짓밟고 주먹으로 때리는 등 수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로 인해 아버지는 갈비뼈 등이 골절됐으며 이틀 뒤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에 따르면 김씨는 새벽에 집에 불을 내려다가 잠에서 깬 어머니가 제지하자 어머니를 침대로 데려가 폭행했고, 침대에 잠들어 있던 아버지까지 함께 폭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소유한 오피스텔의 소유권을 자신에게 넘겨주지 않는다는 것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재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았으며 항소하지 않았다. 그러나 검찰은 형량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폭행 당시 피해자들이 고령이나 지병 등으로 인해 피고인에게 저항하거나 피고인의 행위를 제지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태였고,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전에도 피해자들에게 여러 차례 폭행과 폭언을 일삼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고 오랜 기간 양극성 정동장애 등 정신병을 앓아왔으며 정신적 장애가 범행을 저지르는 데 영향을 미쳤다”며 “가족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과 피해자가 질환을 앓고 있었던 점 등도 양형에 반영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