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열차 안에 마련된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 임산부를 앞에 세워두고 자리를 양보하지 않아서 뿌듯하다고 인증샷까지 올린 한 남성의 사연을 두고 공분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본인 오늘 진짜 뿌듯했던 거'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 A씨는 "안 비켜줘, XXX아 꺼X"라는 욕설과 한 장의 사진을 함께 올렸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A씨 앞에는 가방에 임산부 배지를 단 한 승객이 서 있다.
해당 게시물은 '임산부한테 임산부 배려석 안 비켜줘서 뿌듯한 남성'이라는 제목으로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와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해당 게시물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걸 자랑이라고 올렸다는건다", "진짜 한심하다", "배려라고는 조금도 모르는 인간", "이러니 대한민국 출산율이 낮은 것" 등 남성의 행동을 질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다른 부류의 네티즌들은 "의무도 아닌데 무슨 잘못인가", "양보는 개인의 선택" 등 이 남성을 옹호하는 목소리를 내놓기도 했다.
한편 지난 2015년 도입된 지하철 내 임산부석의 실효성을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16년에는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 있는 남성들 얼굴을 몰래 촬영해 SNS에 게시하는 페이지가 등장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지하철 객실 임산부석에 해당 좌석을 반대한다는 취지의 '페미니즘 아웃(OUT)!' 스티커가 부착돼 파문이 일기도 했다.
지하철 내 임산부석 관리를 맡고 있는 서울교통공사는 임산부석이 배려석인 만큼 비워두기를 강제하는 것은 어렵다며 지속적인 인식 개선 활동을 통한 문화 정착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