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특산물에 참신한 아이디어를 접목한 이색 상품이 인기를 모으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단순히 지역 특산물을 가공하는 것에서 나아가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대기업 못지않은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지역사회 상생을 이끄는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25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전남 강진군의 윤영진 대표가 창업한 믿음영농조합은 표고버섯 원물을 스낵 형태로 만든 과자를 개발해 인기리에 판매 중이다. 윤 대표는 부모님 때부터 30년 가까이 표고버섯을 재배해왔지만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뒤따를 것으로 판단해 국내 최초로 원목 표고버섯 스마트팜 재배시설을 도입했다.
윤 대표가 판매 중인 표고버섯 과자 ‘페이버립스’는 표고버섯 고유의 맛과 영양을 살린 제품으로 유기 가공 인증, 도지사 품질 인증,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을 획득했으며 2020년에만 15만달러 물량을 해외에 수출했다. 윤 대표는 표고버섯 과자 외에 지역 특산물인 울금, 연근, 아로니아 등을 활용해 환 또는 차로 만든 제품도 판매 중이다.
버섯을 소재로 기능성 샴푸를 개발한 곳도 있다. 전남 장흥군에서 삼광버섯영농조합을 운영하는 차주훈 대표는 민감성 두피와 탈모 증세를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버섯 샴푸 ‘자라라 네모샴푸’를 개발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2만명이 넘는 단골 고객을 확보한 덕분에 연간 4~5억원의 매출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부산 영도구에서는 김치업 아르프 대표가 영도구의 특산품인 봉래산 야생 녹차를 활용해 이색적인 사업을 펼치고 있다. 채식 트렌드의 확산에 맞춰 영도 녹차가 가진 매력을 만나볼 수 있도록 내달 별도 브랜드 ‘티 사운즈’도 선보일 예정이다. 김 대표는 현재 영도 봉래산 녹차를 활용한 시그니처 쌀술과 영도 다리목시장의 말린 감귤 껍질을 넣은 쌀술, 두부 크림, 훈제 두부 치즈 등도 개발 중이다.
경북 영덕군 강구항의 대게거리에 위치한 영덕대게랑은 영덕 특산물 대게를 활용한 빵집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기존 대게빵은 대게 가루나 분말을 넣고 모양만 대게처럼 만들었지만 영덕대게랑은 대게 집게살을 그대로 넣은 ‘대게집게빵’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11월에 창업했지만 지금도 손님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부산 기장군에서 어묵 브랜드 ‘바르미어묵’을 운영하는 어묵 전문업체 올바른은 기장 특산물인 미역을 활용한 신개념 어묵을 출시했다. 밀가루와 착색료, 산화방지제 등을 사용하지 않은 건강 어묵으로 인기를 모으면서 꾸준히 매출이 늘고 있다. 올바른은 앞으로 다시마와 톳 등 지역 해조류를 활용한 어묵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인천 강화군과 옹진군에는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 37곳에 달한다. 이들 기업들은 화문석이나 콩, 인삼, 사자발약쑥 등을 활용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농업회사법인 강화도령화문석은 화문석 왕골, 강화 화문석, 위빙 키트 등을 생산해 꾸준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또 다른 농업회사법인 강화마니는 사자발약쑥 진액, 약쑥 개떡, 약쑥 송편, 약쑥 잎 등을 판매하고 있다.
지자체 주도로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제품 개발에 나서는 곳도 늘고 있다. 충남 공주시는 밤을 활용한 ‘공주알밤우유’을 최근 선보였다. 화학첨가물을 전혀 쓰지 않고 지역에서 생산되는 우유에 밤을 첨가한 제품으로 2020년 ‘공주알밤 전국요리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조리법을 적용했다. 공주시는 지역 유가공 전문업체 청신목장과 기술이전을 통한 상용화를 지난해 완료했다.
경기 안산시는 대부도 특산물인 포도와 김 등을 활용한 ‘안산브랜드빵’을 개발 중이다. 안산시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군자농협, 안산대부밀콩영농조합법인, 청춘영어조합이 참여한다. 산지농가의 소득 증대를 지속적으로 이끌어내는 동시에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