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본격 시행된 지 3일 만에 중견기업 현장에서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중소기업계에서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더욱 긴장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레미콘 업체인 삼표산업의 양주 채석장에서 토사가 무너져 3명이 매몰됐다. 이중 1명은 숨진 채 구조됐고 나머지 두 명에 대해서는 소방당국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산업 현장에서 노동자가 1명 이상 사망할 경우 등에 경영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르면 상시 근로자가 5인 이상의 사업장에서 종사자 사망 시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 등에게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 법인에게 50억 이하의 벌금을 선고할 수 있다. 다만, 종사자 5인 이상 50인 미만 기업은 2년 유예기간이 부여돼 이번에는 50인 이상 기업만 즉시 시행 대상이다.
삼표산업은 50인 이상을 고용한 중견 기업으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대상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올 것이 왔다"며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확한 사고 경위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삼표 같은 규모가 큰 회사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한 까닭에 이에 따른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규정이 애매한 점을 비롯해 비용 문제 등으로 인해 안전보건 시설을 아직 갖추지 못한 영세한 기업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법 시행 전 중기업계는 중과실이 없을 경우 면책 규정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중소기업중앙회 노동인력위원회는 최근 “국회는 사업주의 고의나 중과실이 없을 때는 면책하는 규정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며 “중대재해처벌법의 처벌 수준은 세계 최고인데 이를 완벽히 준수할 수 있다고 누구 하나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한성 한국파스너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안전사고 예방 조처를 충분히 시행했음에도 작업자가 준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서 나는 사고가 전체의 60~70%에 달한다고 본다”며 “과연 사용자만 책임을 져야 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용자와 근로자가 같이 책임지는 자세로 문제를 해결해야 산업 재해를 예방하고 산재 숫자도 줄어들 것”이라며 “정부가 지시한 시정 조치를 제대로 이행한 경우에는 사업주 면책조항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