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충남·강원·인천 해볼만하다"…패색 짙던 민주당 반색

여론조사 결과 예상 밖 '선전'

광역단체장 목표치 8~9곳 제시

지나친 자신감은 금물 경계도

인물 경쟁력이 승패 좌우할듯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6·1지방선거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 첫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권욱 기자김태년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6·1지방선거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 첫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권욱 기자




6·1 지방선거를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3월 대선 직후 팽배했던 위기감은 사라지고 해볼 만한 선거라는 반응이 빠르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실제 주요 격전지에서 민주당 후보 주자들이 선전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공개되면서 승리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기대하는 모습도 감지된다. 선거 구도 자체는 여야 모두 유불리를 따지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공천 혁신 등이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방선거 핵심 승부처로 꼽히는 강원·인천·충청 등의 지역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G1방송(강원민방)이 입소스에 의뢰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어느 후보가 도지사감으로 가장 낫냐’는 질문에 이광재 의원은 23.5%, 김진태 전 의원은 19.6%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어 원창묵 전 원주시장(민주당) 7.7%, 황상무 전 KBS 앵커(국민의힘) 6.2%, 이철규 의원(국민의힘) 4.1% 순이었다. 이 의원과 김 전 의원의 가상 대결에서도 이 의원이 39.2%를 기록, 김 전 의원(37.8%)을 오차범위 내인 1.4%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 역시 여론 지형은 비슷했다. 인천경기기자협회가 여론조사 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1~2일 이틀간 만 18세 이상 인천시민 8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박남춘 인천시장은 30%, 유정복 전 인천시장은 20.6%를 얻었다. 심재돈 국민의힘 동구미추홀구갑당협위원장이 12.9%,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9.6%로 뒤를 이었다. 정의당의 인천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이정미 전 당 대표는 3.8%의 지지율을 보였다. 차기 인천시장 선거에서 어느 정당의 후보를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서도 응답자의 38.1%는 민주당 후보를, 37.4%는 국민의힘 후보를 선택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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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여론조사 결과가 공개되면서 대선 직후 지방선거 완패 위기감에 휩싸였던 민주당의 분위기는 변하는 모습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17개 광역단체장 중 8~9곳 당선을 현실적인 목표치로 제시했는데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반응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지지율이 고전을 면하지 못하는 것도 지방선거를 향한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이날 리얼미터에 따르면 윤 당선인이 국정 수행을 ‘잘할 것(긍정 평가)’이라는 응답은 48.8%를 기록했다. ‘잘 못할 것(47.6%)’이라는 응답과의 격차는 1.2%포인트에 불과하다. 역대 대통령이 취임 직후 70~80%의 지지율을 기록한 것과 대조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호남·제주·세종 등을 포함하면 5곳 정도는 안정적인 당선권으로 분류되는데 인천·강원·충청 등에서도 선전하면 목표치 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 대선에서 밀렸던 충남과 충북 등도 현역 프리미엄에 힘입어 지지율이 괜찮은 편”이라고 현 상황을 전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수도권 등 핵심 지역 공천을 놓고 계파 간 반목이 깊어지는 조짐이 드러나면서 “대선에 패배한 정당의 위기의식이 너무 빨리 사라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반(反)민주당 정서가 강해 힘겨운 승부가 예상되는 서울에서 송영길 전 대표가 출마 의지를 내비치면서 서울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이 공개 반발한 것이 대표적이다.

정치권에서는 공천 혁신과 경쟁력 있는 후보 발굴 등이 지방선거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국민의힘이 새 정부 출범 후광 효과에 힘입어 손쉽게 승리할 수 있는 구도는 아니지만 민주당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는 국면도 아닌 만큼 후보 경쟁력이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이번 선거는 결국 인물론으로 승부가 갈릴 것”이라면서 “국민의힘은 충청 등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를 발굴하지 못하면 예상 밖 고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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