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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현장] 엑소 수호가 털어놓은 회색빛 공백기, 음악으로 승화한 유의미한 '시간'(종합)

엑소 수호, 소집해제 후 첫 솔로 앨범 발매

전곡 작사 참여

공백기 동안 멈춰 있던 시간, 회색빛에 비유

"목표는 수호만의 장르 구축하는 것"

그룹 엑소 수호가 4일 오후 솔로 앨범 ‘Grey Suit’ 온라인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그룹 엑소 수호가 4일 오후 솔로 앨범 ‘Grey Suit’ 온라인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엑소(EXO) 수호가 한층 더 깊어진 감성으로 돌아왔다. 군 복무로 인해 갖게 된 2년 간의 공백기를 한 번에 메울 다채로운 감성이다. 그룹 활동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깊은 보컬까지 만날 수 있어 팬들에게는 선물 같은 앨범이 될 전망이다.



4일 오후 수호의 솔로 앨범 '그레이 슈트(Grey Suit)' 온라인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엑소 멤버 카이가 사회를 맡아 수호와 함께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레이 슈트'는 지난 2월 소집해제를 한 수호의 컴백을 알리는 앨범이다. 수호가 지난 2020년 3월 발매한 '자화상 (Self-Portrait)' 이후 새롭게 발매하는 솔로 앨범이기도 하다. "팬들이 정말 보고 싶었다"고 입을 뗀 수호는 "빨리 만나 뵙고 싶어서 소집해제 한 그날 12시부터 열심히 앨범 준비를 했다. 지난번에 솔로 앨범을 내고 혼자 활동하는 것도 익숙해지려고 했는데 다시 새로워졌다"고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

수호는 전작에 이어 이번 앨범에도 콘셉트 기획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SH2O라는 필명으로 전곡을 작사했다. 그는 "활동할 때보다 최근 2년간 시간이 많았지 않나. 그래서 이번 앨범은 '시간'을 테마로 잡았다"며 "'모모'라는 소설책에서 영감을 받아서 작업했다. 시간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하며 그 시간을 앨범에 어떻게 녹여내면 많은 분들이 공감해 줄지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앨범명이 '그레이 슈트'인 것에 대해서는 "내가 실제로 회색 정장을 입지 않지만, (공백기 동안) 세상은 다채롭고 아름답게 흘러가는데 나의 시간만 멈춰 있는 것 같고 회색빛 시간에 멈춰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세상은 풀 HD 컬러인데 나만 흑백 속에 갇혀 있는 것 같아 회색 정장이라고 해봤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동명의 타이틀곡 '그레이 슈트'는 멈춰버린 것만 같던 공허한 회색빛 시간을 지나 다시 만난 상대를 통해 점점 다채로워지는 감정을 빛과 색에 빗대어 감각적으로 표현한 노래다. 서정적인 밴드 사운드와 다이내믹한 스트링 라인이 조화를 이루는 프로그레시브 록 장르의 곡으로, 수호의 색다른 보컬을 느낄 수 있다. 가사에 "수호가 회색 정장을 벗고 손끝부터 발끝까지 다채로워지는 걸 표현해봤다"는 그는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서 내가 정말 말하고 싶은 것들이 담겼다. 정말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곡이다"라고 자신했다.

그룹 엑소 수호, 카이 /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그룹 엑소 수호, 카이 /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수호가 솔로 앨범 작사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자화상'에서도 전곡 작사를 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녹여냈다. 그는 "지난번에는 서른이 되고 엑소 데뷔한 뒤 10년간에 대한 이야기를 썼는데, 이번에는 2년이란 시간 동안의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거라 고민을 많이 했다. 어떤 이야기를 하면 공감이 되고 좋아할지 생각했다"며 지난 앨범과의 차별점을 설명했다. 이어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대화를 통해 나온 단어들을 조합해서 만든 가사들이 마음에 들었다"고 높은 만족도를 자랑했다.



수호는 2년 만의 컴백을 알리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자연스레 부담감을 갖고 있다. 그는 "사실 (처음에는) 부담이 없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기뻤다"면서도 "그런데 하다 보니까 이걸 들어주시는 팬들의 마음을 생각하니 갑자기 부담이 느껴지더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번 앨범을 통해 보여드리고 싶은 것은 수호만의 장르를 구축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수호에게 2년의 공백기는 헛된 시간이 아니었다.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정확하게 알게 되는 기회의 시간이기도 했다. 그는 "그전에는 여러 가지 음악을 듣고 그냥 '이 노래 좋다'고 했다. 좋아하는 노래가 힙합이나 R&B, 록일수도 있는데 내가 이 노래를 왜 좋아했는지 생각해 보면 멜로디 라인과 악기 사운드의 공통점이 있더라"며 "(대체 복무하는) 1년 9개월간 음악을 많이 들으면서 내가 좋아하는 걸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됐다는 게 가장 달라지고 성장한 점이 아닌가 싶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앨범은 '너 자신을 알라'라는 키워드가 어울리지 않나 싶다"고 돌아봤다.



올해는 엑소 리더로서도 뜻깊은 해다. 데뷔 10주년을 맞이하게 된 수호는 "신기하다. 데뷔 초에 10주년을 맞이한 선배님들을 봤을 때 대단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내가 10주년을 맞이하니까 아직 2~4년 차 정도의 마음이다"라며 "오로지 엑소엘(팬덤명) 덕분에 10주년을 맞이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든든한 멤버들 덕분에 솔로 앨범 활동도 자신 있게 할 수 있다. 그는 "멤버들에게 잠깐씩 이번 앨범을 들려줬는데 '수호 형스럽네. 수호 형 같은 음악 했네'라는 반응이었다"라고 뿌듯해했다. 카이 역시 수긍하며 "멤버들이 대단한 피드백과 조언보다도 각자 좋아하는 음악이 있으면 믿고 따라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제 솔로 앨범에 대한 평가는 대중과 팬들이 내려줄 일만 남았다. 그는 "'수호가 수호했다. 수호스럽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며 "'누가 들어도 이건 수호 음악인데?'라는 말을 할 정도로 수호만의 장르를 구축하는 게 가장 큰 행복이지 않을까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한편 수호의 솔로 앨범 '그레이 슈트'는 이날 오후 6시에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추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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