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中 왕이 부장 "美, 아태국가를 앞잡이 삼았다" 한미회담에 발끈

[한미 정상회담]

■ 한미외교 주변국 반응

트럼프식 드라마틱한 외교 탈피

경제안보 기반 새 국면 진입 평가

日 "반도체 협력으로 中견제" 해석

中, 대만 언급에 비판보도 이어져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목표의 큰 축이 중국 견제라는 점이 뚜렷해지면서 당사국인 중국이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외교 수장이 미국에 대해 “분열을 조장하고 선동한다”고 비판하는 동시에 한국과 일본에 대해서는 ‘미국의 앞잡이’라고 비판했다. 미국과 일본·대만 등 우방국들 사이에서는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가 경제안보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과 대조적인 반응이다.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22일 광저우에서 열린 중국·파키스탄 외무장관 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와 한미 공조에 대해 “분열과 대항을 만드는 도모에는 반대한다”며 “세계경제 회복에 도움이 돼야 하며 산업망 안정을 해쳐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왕 부장은 특히 “미국은 경제문제를 정치화·무기화, 이데올로기화하면서 경제 수단을 이용해 지역 국가에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한쪽에 설 것을 압박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지역 내 국가는 미국에 성실한 답변을 요구해야 한다”며 “목적은 중국 포위 시도이며 아태 지역 국가를 미국 패권의 앞잡이로 삼으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돌려 말하면 한국과 일본도 미국 패권의 하수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싸잡아 비판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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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향후 움직임에 따라 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제 문제 평론가인 류허핑은 이날 선전위성TV와의 인터뷰에서 양국 정상회담의 의미에 대해 “이번 회담은 한미 관계가 군사에서 경제·기술로 전면적으로 업그레이드한다는 의미뿐 아니라 한국 외교 전략의 방향성이 크게 조정될 것이라는 의미”라며 “이는 한미가 함께 중국을 억제하겠다는 의미이며 특히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한국 외교 전략의 중대한 변화는 한중 경제와 무역은 물론 한반도 문제까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만에서는 한미 경제안보 동맹 강화의 빌미를 중국이 제공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만연합보는 “한미 경제안보 동맹은 중국의 ‘자원 무기화’에 대한 우회적 견제”라고 해석했다. 중국이 자원 무기화에 나서면서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한미 양국이 경제안보 협력에 나섰다는 의미다. 일본 외신들은 한국과 중국의 기술 경쟁이라는 측면에서 한미 경제협력을 분석하는 시각도 나왔다. 요미우리신문은 “한국은 중국이 자국 반도체 기업을 맹추격하고 기술자를 빼내기까지 하는 가운데 미국과 협력함으로써 중국에 대한 우위를 유지하겠다고도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미국 언론들은 한미 관계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시절 북한 이슈를 중심으로 한 극적이고 드라마틱한 외교에서 벗어나 보다 전략적인 관계로 전환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21일 “바이든의 이번 방문은 중국의 힘과 북한의 핵 문제가 크게 느껴지는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지 일주일 된 윤 대통령과 만난 것은 미국이 한국과의 관계를 얼마나 중시하고 있는지 보여주며 동시에 관계의 확대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포린폴리시(FP)는 “(이번 순방은) 중국에 대응해 아시아 지역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새로운 무역 이니셔티브를 출범시키기 위한 일정”이라고 의미를 해석했다.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접근법이 달라졌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북한에 대한) 러브레터를 버리고 당근과 채찍을 제안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전임자와는 매우 다른 한반도에 대한 접근법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북한이 강한 거부감을 표하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고 주한미군 병력을 철수하려고 했던 것과 달리 이번 회담에서는 연합 군사훈련 확대를 합의하는 등 북한 군사력 억제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워싱턴=윤홍우 기자
seoulbird@sedaily.com
베이징=김광수 기자
bright@sedaily.com
김흥록 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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