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사진) 카카오(035720) 창업자가 재산 환원을 위해 설립한 브라이언임팩트 재단의 이사장직에서 물러난다. 대신 장애인 고용 확대에 앞장서고 있는 사회적기업인 베어베터의 김정호 대표가 새 이사장으로서 재단을 이끈다.
김 대표는 2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임기 2년의 브라이언임팩트 재단 이사장을 맡게 됐다”고 밝혔다. 브라이언임팩트는 김 창업자가 지난해 자신의 재산 절반 기부를 약속하며 세운 사회공헌 재단이다. 기술 혁신가들과 다양한 분야에서 ‘소셜임팩트(사회 전반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창업자는 앞으로 재단 이사로 남아 격주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하고 김 대표를 비롯한 재단의 사회 공헌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재단은 김 창업자가 돈을 내놓을 때마다 쌓지 않고 바로 집행해 소진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가 이번에 새롭게 제안한 재단 운영 방식으로, 김 창업자도 동의했다.
그는 “완전한 무보수”라며 “앞으로 거의 재단 일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기존 베어베터 대표는 겸임하되, 베어베터는 이진희 각자대표가 주도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베어베터는 김 대표가 2012년 세운 사회적 기업으로 발달장애인 고용 창출을 목적으로 한다.
김 대표는 “(앞으로 재단 이사장으로 활동하며) 급여, 배당 등 어떠한 자본 이득도 받지 않는 것은 물론 이사장실 운영이나 차량, 법인카드 등 비용도 모두 제가 부담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 최고 부자인 김 창업자는 자기 재산의 절반을 내놓으며 진정성 있는 사회 공헌을 하겠다는데, 제가 거기에 붙어서 (회사) 비용을 쓸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스개 소리로 “제가 김 창업자에 비해 돈이 없지 가오가 없지 않다”고 했다.
김 대표는 네이버 창업 멤버이기도 하다. 그는 네이버에서 물러나며 주식 등을 정리하고 마련한 400억 원 중 100억 원을 사회 공헌에 썼다. 대표 사업이 올해 10주년을 맞은 베어베터다. 책임지고 있는 발달장애인 고용 규모만 300명 가량이다. 올해부터는 기존 수도권 중심에서 전국구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여기에 김 창업자도 100억 원을 지원한다.
김 대표의 기존 재산 중 나머지 300억 원은 지난 10년 동안 해외 주식, 벤처 투자, 부동산 투자 등을 통해 크게 불어났다고 한다. 김 대표는 “불어난 재산에 대한 (기부) 기준을 다시 세워야 한다”며 “일단은 재단 일을 열심히 하며 같이 쓰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