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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9월 금리인상 중단 없다”…속도 조절은 논의 가능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라엘 브레이너드(오른쪽) 연준 부의장이 사라 아이젠 CNBC 앵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CNBC 방송화면 캡처


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이틀 연속 하락한 이후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나스닥이 2.69% 오른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1.84%, 1.33% 뛰었는데요.

이날 라엘 브레이너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의 미 경제 방송 CNBC 인터뷰가 있었습니다. 증시 입장에서만 놓고 보면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었는데요.

우선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9월에 금리인상 중단이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그의 발언이 보도된 후 증시가 잠깐 빠졌었는데요. 다만 브레이너드는 상황에 따라 인상폭을 조절할 수는 있다는 식으로 여지를 남겼죠. 과도한 금리인상이 없을 수도 있다는 기대를 불러 일으키는 대목인데요.

9월에 금리인상 중단이 없겠지만 폭은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은 그동안 ‘3분 월스트리트’에서 전해드렸던 것들입니다. 오늘은 연준의 금리인상 예상 경로와 증시 전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브레이너드, “인플레 2%까지 낮추려면 할 일 많아…월간 수치 감소 땐 속도조절 타당할 수도”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이날 “지금 (금리인상의) 일시 중단 가능성은 거의 없다(very hard to see)”라며 “우리의 정책 목표인 2%까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서는 여전히 할 일이 많다”고 밝혔는데요. 그러면서 “현재 우리에게 가장 큰 도전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이라며 당분간 연속적으로 금리인상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앞서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인 라파엘 보스틱이 6월과 7월, 0.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한 뒤 9월에 한번 쉬면서 상황을 보자고 제안한 바 있습니다. 시장에서도 혹시나 하고 기대를 했던 게 사실인데요. 당분간 금리인상 중단이 없음을 브레이너드가 명확히 한 셈입니다. 연준은 의장과 부의장, 뉴욕 연은 총재 등 지도부의 말이 중요한데요. 조 바이든 정권의 실세 부의장의 말인 만큼 지도부의 의중이 담겨 있다고 보는 게 합리적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매파적으로 보일 수 있는데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특히 브레이너드가 9월 금리인상 중단은 없어도 0.25%포인트 가능성은 열어놨기 때문인데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만약 우리가 월간 인플레이션 수치의 감속이나 약간의 수요 둔화가 시작하는 것을 보지 못한다면 그때는 또다른 회의에서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 같은 (0.5%포인트) 속도로 금리를 올리는 게 적절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만약 우리가 월간 수치에서 인플레이션 상승속도가 줄어드는 것을 본다면 약간 느린 속도로 진행하는 것이 말이 될 수 있다”고 했는데요.

현재로서는 연준은 6월과 7월에 0.5%포인트씩 금리를 올리고 9월에 얼마나 올릴지 상황을 볼 가능성이 가장 높다. AFP연합뉴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브레이너드 부의장의 생각에 힘을 실었습니다. 그는 이번 달과 다음 달에 0.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지지한다면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가 나오면 금리인상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고 전했는데요.

금리인상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말의 의미는 인플레이션이 내려간다는 뜻이죠. 같은 사안을 두고 늘 정반대의 해석이 가능한데, 오늘의 상황을 좋게 보면 금리인상을 도중에 중단해 인플레이션을 아예 못 잡는 최악의 경우보다는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게 되더라도 인플레가 꺾이면서 과도한 금리인상을 피할 수 있는 상황이 나을 겁니다.

월가에서는 여름을 지나 인플레이션이 꺾이는 신호가 나오면 반등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고 전해드린 바 있는데요. 이 와중에 브레이너드는 미국 경제가 버틸 수 있는 체력이 된다는 식으로 언급하기도 했죠.

실제 이날 브레이너드는 경기둔화가 시작된 것 같다는 질문에 “그렇게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선을 그었는데요. 그는 “경기가 둔화하고 수요도 줄어들겠지만 우리는 강한 경제를 갖고 있다. 구인공고도 구직자의 2배”라며 노동시장이 강해 경기침체 없이 연착륙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드러냈습니다.

민간고용 감소한 것도 기대감 키워…“7~9월에 통화정책 방향 논의 활발해질 것”


추가로 이날 나온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의 민간고용 자료도 금리인상 속도 조절 기대를 키우는데 한몫했는데요. ADP의 수치는 코로나19 이후 고용보고서와의 연관성이나 선제지표로서의 의미를 많이 잃었습니다.

하지만 이날 시장에서는 ADP 데이터가 생각보다 안 나온 것에 의미를 둔 이들이 있었는데요. 5월 ADP를 보면 민간 일자리가 12만8000명 증가하는데 그쳐 2020년 5월 코로나19 회복세가 시작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라고 합니다. 월가 예측치(29만9000명)의 반도 안 되는데요. 4월도 24만7000명 증가에서 20만2000명 증가로 하향 조정됐습니다.

샌디 빌레르 빌레르&Co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만약 이날 나온 민간 고용의 흐름이 3일로 예정된 고용보고서에서 재확인된다면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지속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며 “지금은 나쁜 소식이 좋은 소식이고 좋은 소식이 나쁜 소식이다. 경제가 어느 정도 냉각된다는 것은 연준이 그들의 금리인상을 진정시킬 수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는데요.



둔화에 관한 소식은 더 있는데 애틀랜타 연은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3%로 1분기(-1.5%)에 비해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하고 있고 1분기 노동생산성은 1947년 이후 가장 나쁜 수치인 -7.3%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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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민간고용 수치 29만9000명 증가 전망이었지만 12만8000명 증가에 그쳤다. CNBC 방송화면 캡처


이날 나온 마이크로소프트의 6월로 종료되는 4분기 회계연도의 매출 전망치도 524억~532억 달러에서 519억4000만~527억4000만 달러로 줄었는데요. 강달러에 따른 것이라는 게 회사의 입장이지만 월가의 전설로 불리는 아트 캐신 UBS 객장 담당 이사는 “이달 말로 가면 MS처럼 기업들이 실적 전망치를 낮출 것”이라고 했는데요.

최근 만난 미국의 한 대형 업체 임원은 “2분기부터 매출이 꺾이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수요가 20% 넘게 감소하고 있다”며 “코로나19 때 전자제품을 비롯한 주요 내구재를 다 사들여서 그런지 여행과 서비스로 고객들의 수요가 이동하고 있어 올해는 힘들 것 같다는 느낌인 든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물류 문제는 조금씩 나아지는 듯한 인상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도 했는데요. 이 얘기를 전해드리는 것은 전반적인 분위기가 최소 이익은 전년보다 많이 줄 수 있다는 분위기를 알려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이렇다 보니 속도조절을 포함해 통화정책 방향에 관한 얘기가 슬금슬금 나오는데요. 오스턴 굴스비 시카고대 경제학과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연준의 정책방향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여름이 끝날 때쯤이면 우리는 코로나19가 종식됐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인데 또다른 이슈인 공급망 문제 때문에 반론이 있을 것이다. 공급망에서 문제가 많은 것이라면 금리를 올려도 인플레이션을 많이 제거하지 못할 것이고 7~9월이 되면 이에 대한 논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점쳤습니다.

“9월 정책방향 최종 예측은 아직 일러”…위기 우려 목소리 크다


그럼 이렇게 아무런 일이 없었던 듯 인플레이션이 정리되고 증시는 다시 반등의 모멘텀을 찾고 경제는 연착륙할 수 있는 걸까요. 지금까지 ‘3분 월스트리트’를 통해서 계속해서 말씀드렸듯 상황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일단 3일 나올 고용보고서만 해도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 연준이 금리를 더 많이 올려야 한다는 근거가 되고(이 경우 과도한 금리인상에 경기침체가 올 수 있습니다), 반대로 너무 적게 나오면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 수 있습니다. 적절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적당히 적은 수치를 기록해야 경기가 둔화하기 시작한다는 신호가 되면서 속도조절을 얘기할 수 있는 것이겠죠.

현재 월가에서는 5월 고용보고서상 비농업 일자리가 32만8000개 증가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4월(42만8000개)보다 감소하는 건데요.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달 대비 0.4% 올라 4월(0.3%)보다는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이클 슈마허 웰스파고 거시전략 헤드는 “생각보다 뜨거운 급여인상 숫자는 주식과 채권의 동시매도를 촉발할 수 있다”고 내다봤는데요. 큰 급여인상은 인플레이션의 공고화를 뜻하고 결국 추가적인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의미하니까요.

그래서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얼마나 떨어지느냐가 중요합니다. 메간 슈에 윌밍턴 트러스트의 투자전략 헤드는 “인플레이션 압력은 정점에 달했고 꽤 빠른 속도로 떨어질 것”이라고 했지만 정말로 인플레 수치가 확확 낮아질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많은 게 현실인데요.

여전히 유가는 미국 인플레이션에 큰 부담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날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모임인 OPEC+가 원유 증산량을 기존의 하루 43만2000만 배럴에서 64만8000만 배럴로 약 21만5000배럴 늘리기로 했는데 이걸로는 100만 배럴 수준에 달할 러시아 물량을 대체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중국도 코로라19 봉쇄를 풀면서 수요가 늘어날 수 있는데요. 제프 커리 골드만삭스 글로벌 원자재 헤드는 “이번 생산량 증가는 타이트한 시장에 최소한의 증가”라며 “실질적으로 변하는 것은 거의 없다”고 했습니다.

스태그플레이션(경기둔화 속 물가상승)이나 경기침체가 찾아올 가능성도 크죠. 존 왈드론 골드만삭스 사장은 “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 변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글로벌 경제를 위협할 수 있다”며 “우리는 앞으로 더 어려운 경제상황이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걱정했습니다. 경기침체가 오면 연준이 통화정책을 당연히 바꾸겠습니다만 시장과 실물경제는 크게 한 번 깨진 뒤겠죠.

이 때문에 향후 인상속도 조절 같은 정책방향 변화를 보려면 시간을 더 갖고 기다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월가의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9월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다”며 “아직 5월 수치도 나오지 않은 만큼 최소 7월 초까지는 시간을 갖고 9월 정책방향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증시 전망도 여전히 안갯속입니다. 며칠 떨어지면 하루 오르는 일이 반복되고 있죠. 반짝 상승이 나오더라도 결국 한동안 횡보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인플레이션에 관한 근원적 문제가 풀리지 않았고 연준이 해결할 수 없는 공급망 문제가 여전하다는 점, QT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리스크가 남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하겠습니다. 래리 핑크 블랙록 CEO는 “인플레가 수년 간 지속할 것”이라고 했는데요.

중요한 것은 그 누구도 거시경제 전망을 쪽집게처럼 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브레이너드의 연착륙 계획대로 되면 좋겠지만 전직 연준 고위관계자를 포함해 월가에서 경고음이 나올 때는 충분히 대비하는 게 결코 나쁘지 않겠습니다. 한 번 틀렸기에 이번에는 맞을 수도 있지만 두 번 연속 틀리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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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영필 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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