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단독] '유럽 출장' 삼성 사장단 귀국…반도체·배터리 성과 나올 듯

■본지 취재진과 공항서 단독 회동

이재용과 유럽 동행 출국한 삼성 경영진 중

최윤호 사장 등 삼성SDI 수뇌부 먼저 귀국

박학규 삼성전자 사장, 崔에 "큰일 하셨다"

BMW 등 회동 가능성…성과 질문엔 말 아껴

'유럽 잔류' 이 부회장, 獨 주변국 이동할 듯

최윤호 삼성SDI 사장이 독일 출장을 마치고 11일 오전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한 뒤 차량에 탑승했다. 사진=강해령 기자최윤호 삼성SDI 사장이 독일 출장을 마치고 11일 오전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한 뒤 차량에 탑승했다. 사진=강해령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과 유럽 출장을 함께 떠났던 삼성그룹의 일부 경영진이 귀국했다. 특히 박학규 삼성전자 사장은 귀국길에서 최윤호 삼성SDI(006400) 사장에게 “큰일 하셨다”는 의미심장한 덕담을 건넸다. 이들이 배터리와 반도체 부문에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음을 시사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과 삼성SDI 경영진이 독일 BMW 등 전기차 배터리 고객사와의 추가 협력을 끌어냈을 것으로 추정했다. 먼저 귀국한 경영진과 달리 이 부회장은 18일까지 유럽에 계속 남아 사업별로 글로벌 공급망과 인수합병(M&A) 기회를 살필 것으로 보인다.
최 사장, 김윤창 삼성SDI 소형전지사업부장, 장혁 삼성SDI연구소장 등 삼성SDI 주요 경영진과 삼성전자에서 재무를 총괄하는 박 사장은 11일 오전 7시 40분께 이 부회장의 전세기를 타고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했다. 이들은 지난 10일 오후 2시 12분(현지 시간) 독일 뮌헨에서 출발했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이 지난 7일 서울 김포공항을 통해 유럽 출장길에 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최윤호 삼성SDI 사장이 지난 7일 서울 김포공항을 통해 유럽 출장길에 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경제 취재진과 공항에서 단독으로 만난 최 사장과 박 사장은 ‘이 부회장과 뮌헨에서 어떤 업무를 했느냐’ ‘독일에서 어떤 고객사를 만났느냐’ 등의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박 사장은 다만 자택으로 향하는 차량에 탑승하기 직전 최 사장에게 “수고하셨다. 큰일 하셨다”는 인사를 건넸다.

업계에서는 박 사장의 이 발언을 두고 이 부회장과 삼성SDI 경영진이 유럽에서 괄목할 만한 성취를 거뒀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게 아니냐고 해석했다.
앞서 최 사장과 삼성SDI 경영진은 지난 7일 이 부회장과 함께 유럽으로 출발했다. 이들은 같은 날 오후 5시께(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도착해 3박 4일 일정을 마치고 독일 뮌헨에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재계에서는 이들이 BMW 등 유럽 현지 완성차 업체를 만나 배터리 사업 확대를 논의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삼성SDI 최대 해외 거점인 헝가리 괴드 공장에 각형 배터리 신규 라인 증설을 마친 만큼 공급 물량 확대 기회를 엿봤을 것이란 추정이다.
삼성SDI가 유럽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조인트벤처(JV) 회사 설립을 논의했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삼성SDI는 지난달 세계 4대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JV를 만들고 25억 달러(약 3조1500억 원)를 들여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유럽 지역에도 배터리 사업 확대와 공급망 확보를 위한 유사 전략을 추진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박학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사진제공=삼성전자박학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사진제공=삼성전자



이 부회장 출국 당시에는 동행하지 않았던 박 사장의 귀국도 눈길을 끌었다. 박 사장은 삼성전자 내에서 M&A 전략을 수립하는 주요 인물이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박 사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삼성전자 세트(DX)부문 경영지원실장(CFO)을 맡고 있다. 이 부회장이 유럽에서 M&A 후보군을 추리는 작업에 그가 핵심 보좌 역할을 했을 공산이 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7일 김포공항을 통해 유럽 출장길에 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7일 김포공항을 통해 유럽 출장길에 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SDI 경영진이 독일에서 업무를 마치고 귀국한 만큼 이 부회장은 남은 유럽 출장 기간 반도체 관련 일정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 등이 예상되는 주요 행선지로 꼽힌다.

네덜란드에서는 에인트호번에 있는 ASML을 찾아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수급을 직접 챙길 것으로 관측된다. 이 부회장이 기업인뿐만 아니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회동할 가능성도 있다. 네덜란드에 M&A 후보군인 차량용 반도체 제조사 NXP가 있다는 점도 관심거리다.

영국을 방문할 경우 세계적 반도체 설계 업체(팹리스) 암(ARM) 인수 행보가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 크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지 CRN 등은 이 부회장이 지난달 30일 서울에서 팻 겔싱어 인텔 CEO와 만나 ARM 공동 투자를 논의했을 수 있다고 봤다.

이 부회장의 이번 출장 기간은 18일까지 총 12일이다. 이 부회장이 유럽을 찾은 건 2020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나라 밖을 나간 것도 지난해 12월 중동 출장 이후 6개월 만이다.


강해령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