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우크라이나에 곡사포와 해안방어시스템 등 10억 달러(약 1조 3,000억 원) 규모의 무기를 추가 지원한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전세가 러시아에게 유리하게 전개되자 화력 보강에 나선 것이다. 다만 서방 진영 내부에서는 전쟁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이 작지 않다며 휴전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일기 시작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추가 무기 지원 방침을 밝혔다고 백악관이 전했다.
이번에 지원하는 10억 달러 가운데 3억 5000만 달러는 미국 대통령이 의회의 허가 없이 직권으로 방산품을 이전할 수 있게 한 ‘대통령사용권한(PDA)’에 따른 것이다. 이 패키지에 포함된 무기는 155㎜ 곡사포 18문과 155㎜ 포탄 3만 6000발, 곡사포 견인용 전술 차량 18대, 트럭 탑재용 다연장로켓 발사 시스템인 HIMARS용 포탄 등이다.
나머지 6억 5000만 달러 규모는 '우크라이나안보지원이니셔티브' 펀드를 통해 지원된다. 방산 업계에서 조달해 우크라이나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하푼 해안방어 미사일 시스템 2기와 야간 투시 장치 및 열화상 조준경 등 수천 개, 교육 및 운송 등을 위한 비용 등이 포함된다.
이 같은 미국의 막대한 지원에도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상당한 영토를 빼앗기는 등 전세가 밀리는 형국이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이날 "규모를 볼 때 러시아가 유리한 게 명백하다"며 "대포 수가 더 많고 화력이 더 세며 사거리도 더 길다"고 밝혔다.
서방의 잇단 지원에도 전쟁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일부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우크라이나 휴전 협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양보해서라도 휴전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그건 우크라이나가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