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심화 추세 속에 지난해 노인 장기 요양 보험 지출이 사상 처음으로 10조 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급격히 늘어나는 지출을 충당하기 위해 보험료율과 국고 보조금도 덩달아 올리면서 수입도 10조 원을 처음으로 초과했다.
29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21 노인 장기 요양 보험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장기 요양 수입과 지출은 각각 11조 7519억 원, 10조 7187억 원에 달했다. 해당 제도가 시행된 후 처음으로 수입과 지출 모두 10조 원을 넘긴 것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수입은 22.2%, 지출은 13.2% 올라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2015년까지만 하더라도 장기 요양 수입과 지출은 4조 3884억 원, 4조 3140억 원으로 4조 원대에 머물렀지만 급속도로 커지는 양상이다.
지난해 수익에서 비용을 뺀 당기차액은 1조 331억 원 흑자를 기록했다. 보험료율 조정 및 재정 지원을 크게 올린 덕분으로 장기 요양 재정은 여전히 ‘외줄 타기’ 중이라는 평가다. 흑자 덕분에 미래를 대비해 흑자분을 쌓아 놓는 누적준비금·적립금 규모는 지난해 1조3564억 원으로 전년(4476억 원)보다는 늘었지만 보험료율을 지속적으로 올리지 않는 이상 이 같은 상황은 일시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직장 가입자 기준 2015년 세대당 6533원에 그치던 월 평균 납입 보험료는 지난해 1만 5142원으로 2.3배 늘어났다. 장기 요양 보험 보험료 부과액도 같은 기간 2조 8833억 원에서 7조 8886억 원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문제는 이 같은 보험료 증가세가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고령층에 접어들면서 장기 요양 보험 지출이 크게 늘어날 예정인 가운데 건보공단 측은 보험료율의 지속적인 인상으로 재정을 뒷받침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