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국방부는 27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자국 부총리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고 공지하면서 한국과 무기계약의 건을 예고 발표했다. 반면 우리 정부는 최종계약이 아니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등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폴란드 국방부는 해당 무기 계약건이 우리나라의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에 관한 것임을 밝혔다. 그러면서 폴란드 방산업계가 폭 넓게 참여해 제작하게 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번 계약의 특징은 폴란드로의 ‘대규모 기술 이전’이라고 설명했다 .
이에 대해 우리측 방위사업청은 “최종 계약이 아니다"라며 “폴란드와 FA-50, K2, K9 관련 총괄합의서를 체결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별도의 보도자료를 배포하거나 하는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는 폴란드 정부가 우리 정부와 사전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최종 계약인 것처럼 발표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해당 무기를 제조하는 우리측 기업들은 이번 ‘총괄합의서’를 바탕으로 향후 별도 이행계약을 맺는 것을 조율 중이다. 각 무기별 제조사(체계종합업체 기준)는 K2전차의 경우 현대로템, K9자주포는 한화디펜스, FA-50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다.
방사청이 ‘최종계약’이 아니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것은 아직 세부적인 수출 가격, 기술 이전 조건 등에 대해 최종 조율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면 폴란드 정부측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자국민들의 안보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우리나라, 미국, 독일 등에 전차 무기 공급을 다각적으로 재촉해왔다. 우리 정부와 방산업계는 폴란드측의 이 같은 공급요구에 적극 호응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폴란드측이 주장하는 막대한 수입 비용을 해당 국이 지불할 여력이 있는지, 또한 기술이전 등의 조건이 합당한지를 놓고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현지 매체인 디펜스24는 지난 26일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국방부 장관이 인터뷰에서 1000대의 K2전차를 구입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브와슈차크 장관은 우선 K2전차 계약을 2단계로 나눠 진행하되 우선 180대를 확보해 올해부터 인도를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그는 앞서 지난 22일에도 현지 주간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K2 전차 180대와 한국산 FA-50 전투기 48대, 자주포를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