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의협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 의사 증원이 답 아니다"

필수 분야 전문의 부족에 초점 맞춰 근본 해결책 마련해야

공공의대 설립·의사 정원 확대 등 추진 움직임에 반발

지난달 26일 26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 참석한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 연합뉴스지난달 26일 26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 참석한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 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가 서울아산병원 간호사가 근무 중 뇌출혈로 쓰러져 숨진 사건을 계기로 의사 증원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데 대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전체 의사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필수 분야 전문의가 부족하다는 게 핵심이기에 근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의협은 8일 입장문을 통해 "굴지의 대형병원조차 의료진 뇌출혈 응급상황을 막을 수 없었던 대한민국 의료의 현주소에 비통함을 금치 못한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공의대 등 의과대학을 신설하거나 의사 정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은 사건의 본질보다 정치적 이해관계나 특정 단체의 이익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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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은 "무작정 의사를 증원한다고 해서 필수의료 과목의 전문의 부족이 해결되는 게 아니다"라며 "흉부외과와 뇌혈관외과, 산부인과 중 분만 분야 등 의사들이 선호하지 않는 소위 기피과 현상은 관련 의사들에게 합당한 근무 여건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과정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미용분야 등 비급여·저위험 분야의 의사와 해당 의료기관만 증가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란 것이다.

의협에 따르면 암, 심장, 뇌혈관 관련 질환과 같이 국내 주요 사망원인을 차지하는 진료과는 대표적인 기피과로서 매년 전공의 정원 미달 사태가 반복되고 있다. 최근에는 전문의 취득 후 다른 진료과로 변경하는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2016년 전국의사조사를 통해 외과, 응급의학과,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진료과목의 전문의를 취득 후 다른 진료과목을 진료하고 있는 의사의 비율을 살펴 보면 흉부외과는 40.7%로 압도적이었고, 외과(12.8%), 산부인과(10.6%), 응급의학과(4.3%) 등이 뒤를 이었다.

의협은 "뇌혈관질환 등 긴급수술을 요하는 질환은 대부분 응급한 위독사항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해당 과목 전문의는 1년 내내 온콜(긴급대기)로 당직을 서야 한다"며 "이 같은 열악한 환경 탓에 의료진이 부족하고 큰 병원이라도 극소수 인원이 전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의협이 서울아산병원 사태를 막기 위해 내놓은 해결책은 △기피 진료과 처우 개선 △의료분쟁특례법 및 분쟁비용 국고 지원, 필수의료지원 특별법 제정 △뇌혈관 수술 등 진료수가 현실화 △필수의료 수련비용 국가 보장 △신경외과 전공의 우선배정 등 중증진료 분야 인력 확보 △권역별 필수의료 민관 협력(야간 온콜 시스템 도입) △필수의료 분야 재원 마련 △필수의료 분야 국가책임제 △의료전달체계 확립 △필수의료 수가 정상화 등이다.

의협은 "국민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정부와 국회는 일시적인 미봉책을 꺼냈다. 재발하면 형식적인 절차와 과정이 재연되는 장면을 수차례 목격했다"며 "필수의료에 대한 우리 사회의 공적 책임을 강화해야 불행한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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