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호주, LNG 수출 제한 검토…'유럽 에너지 위기' 유탄 맞은 亞太

유럽 고가 매입에 국내 공급부족

10월 수출 감축 여부 결정키로

현실화땐 가격 추가 상승 압력

장기계약 못하는 개도국 ‘타격’

2017년 동해상에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떠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2017년 동해상에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떠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 세계에서 ‘에너지 안보’ 강화 움직임이 이는 가운데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국인 호주도 수출제한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러시아 가스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분투 중인 유럽에서 비싼 가격에 호주산 LNG를 사들이자 호주 내 가스 공급 부족 우려가 대두된 데 따른 조치다. 호주의 수출제한 조치가 현실화할 경우 안 그래도 치솟고 있는 LNG 가격에 더 큰 상승 압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7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호주 정부는 현재 자국 LNG 수출 감축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는 호주 불공정거래 규제 당국인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ACCC)가 지난주 정부에 LNG 내수 물량 확보 및 수출 제한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ACCC는 호주 동부 해안 지역의 내년 가스 공급 부족량이 56페타줄(약 20만 5000톤)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이는 호주 국내 수요의 약 10%에 해당하는 양이다. 호주 정부는 관련 업계, 수입 국가들과 협의한 뒤 10월에 수출 제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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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유럽이 러시아 가스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수입처를 다변화하는 데 따른 영향이다. 2017년 시행된 호주의 천연가스내수확보메커니즘(ADGSM)에 따르면 호주의 LNG 생산·판매 업체들은 미계약 현물을 국제 시장에 내놓기 전에 국내에 먼저 판매해야 하며, 정부는 국내 물량이 부족할 경우 가스 수출 중단 조치를 취할 수 있다. 하지만 유럽 국가들이 높은 가격을 제시하자 호주 LNG 업체들이 ‘국내 공급 우선’ 원칙을 어기고 유럽에 미계약분을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 ACCC의 지적이다. 반면 LNG 업계는 내수 가스 공급이 부족하지 않다며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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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가 수출제한 조치를 단행하면 LNG 가격은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동북아시아 LNG 가격 지표인 JKM(한국·일본 수입 평균) 선물 가격은 전쟁 전인 2월 초만 해도 100만BTU(열량 단위)당 23.705달러였지만 이달 5일 44.66달러로 88.8%나 급등했다.

특히 장기 계약을 맺을 여력이 없는 개발도상국일수록 큰 타격을 받을 공산이 크다. 미국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의 샘 레이널드 애널리스트는 “LNG 수출제한은 장기 계약으로 팔리지 않는 미계약분에 한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장기 계약으로 LNG 수요의 70~80%를 조달하는 한국·일본·중국 같은 국가들은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방글라데시·파키스탄 등은 (유럽과의 경쟁 심화로) 아시아 현물시장에서 LNG 구매를 포기해야 했고 이에 따라 연료 부족, 정전 사태가 초래됐다”며 “LNG 수입 시장에 최근 진출한 필리핀도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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