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생의 3분의 1을 재수생 등 ‘N수생’이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현실화하고 있다. 수능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실시하는 마지막 모의평가인 9월 모평 응시생 가운데 재수생 비율이 집계 이래 사실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수능에서 재수 이상 응시생 비율이 30%를 넘은 것은 2001학년도 수능이 마지막으로, 입시업계는 현재 추세라면 올해 수능에서 N수생 비율이 30% 초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28일 평가원에 따르면 ‘수능 가늠자’인 9월 모평에 지원한 수험생은 총 48만9370명으로, 6월 대비 1만2222명 늘었다. 재학생은 39만7119명으로 3354명 줄어든 반면 졸업생은 9만2251명으로 1만5576명 증가했다. 전체 지원자 수는 올해 6월 모의평가 대비 1만2222명 증가했고, 재학생은 3354명 감소, 졸업생 등 수험생은 1만5576명 증가했다.
주목할 점은 9월 모평 응시자 중 졸업생 수험생 비율이 18.9%에 달한다는 것이다. 입시업계는 평가원에서 지난 2012학년도부터 9월 모평 접수 인원 통계를 발표한 이래 사실상 가장 높은 수치로 보고 있다. 지난해 9월 모평의 N수생 비율이 21.1%로 가장 높았으나 이는 당시 코로나19 백신 우선 접종 혜택을 받으려는 허수 지원자가 대거 응시한 탓이다. 지난해 정부가 고3 재학생은 물론 재수생 등 일반인 수험생에게도 화이자 백신을 우선 접종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이를 위해 허위로 지원한 응시자들이 많았다. 실제 지난해 9월 모평에서 재수생 결시율은 29.8%로, 전년(15.0%)보다 두 배 증가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9월 모평의 졸업생 수험생 비율은 사실상 2012학년도 이래 최대인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본 수능에선 N수생 비율이 3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2021학년도 수능의 경우 9월 모평에서 N수생 응시 비율은 16.0%였으나 본 수능에선 29.7%를 기록했다. 올해 9월 모평의 졸업생 수험생 비율이 18.9%를 기록한 데다 반수생까지 가세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30%를 넘어설 전망이다.
1994학년도 대입부터 수능이 도입된 이후 졸업생 비중이 30%를 넘긴 것은 모두 여섯차례에 불과하다. 수능 도입 초기인 1994~1998학년도에는 30%를 웃돌았지만 이후 수시모집이 도입되면서 2001학년도(30.8%) 외엔 모두 20%대를 유지했다. 임 대표는 “본 수능에선 6만~7만 명의 반수생이 가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 수능에서는 N수생 비율이 2000년대 이후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N수생이 큰 폭으로 증가한 이유는 지난해 처음 실시된 문·이과 통합형 수능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과생은 수학 선택과목에서 유리하다는 점을 활용해 상위권대 인문 계열로 교차 지원을 했으나 학과에 적응하지 못해 재수에 도전하고 있다. 반대로 문과생은 이과생들에 밀려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던 탓에 다시 수능을 치르는 것이다. 여기에 정시 비중 확대와 의·약학계열 정원 증가 등도 재수생 증가에 한 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 대표는 “공통과목과 선택 과목 간 불규칙한 난이도, N수생의 대거 가세 등으로 수능 예측이 매우 어려워졌다”며 “수험생들은 이러한 상황을 인식하고 특정 영역을 포기하지 않고 전 영역에서 고르게 학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