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태풍 '힌남노'가 6일 오전 1시께 제주를 가장 가깝게 지난다는 예보가 나온 가운데 한라산에 최고 690㎜ 넘는 비가 내리고 강한 바람이 불면서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5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한 지난 2일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지점별 강수량은 한라산 윗세오름 694㎜, 진달래밭 646㎜, 성판악 432.5㎜ 등이다. 또 한라생태숲에 402㎜, 서귀포시 가시리에 313.5㎜, 모슬포에 291.5㎜, 가파도에 280.5㎜, 태풍센터에 278.5㎜, 송당에 264.5㎜, 남원에 241㎜의 비가 쏟아졌다.
구역별 일 순간최대풍속은 오후 2시 기준 한라산 백록담(산지) 초속 37.5m, 새별오름(북부) 26.2m, 중문(남부) 24.1m, 마라도(서부) 22.5m, 우도(동부) 19.7m 등이다.
제주 서귀포시와 새섬을 이어주는 도보교 ‘새연교’에서는 40m 가량 솟구친 파도가 관측되기도 했다. 이날 소셜미디어에서는 새연교 인근 바위에 부딪힌 파도가 담긴 영상이 공유됐다. 해당 영상을 보면 주탑의 높이가 45m인 새연교 옆에 파도가 솟구치는데 최소 33m 이상 튀어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또다른 사진에서는 파도가 주탑의 높이와 엇비슷했다.
이처럼 도 전역에 강한 비바람이 휘몰아치면서 곳곳에선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총 68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40분께 제주 서귀포시 중문동의 한 찻길로 가로수가 쓰러져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이어 낮 12시 7분께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리의 한 주택 지붕 위로 인근에 있던 나무가 쓰러졌다. 다행히 이 사고로 주택이 크게 파손되거나 인명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또 제주시 아라아이파크아파트와 이도동 제주제일중학교 인근 도로에 있는 중앙분리대가 전도돼 철거되기도 했다.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포구에 정박해 있던 어선 1척이 침수됐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외에도 제주시 조천읍의 한 과수원이 침수되고, 서귀포시 신효동 도로의 하수가 역류하고, 대정읍 하모리의 한 창고 간판이 흔들리면서 배수 지원과 안전 조치가 이뤄졌다.
전날에는 대정읍 상모리와 무릉리 도로에서 갑작스럽게 불어난 물에 차량이 침수돼 4명이 고립됐다가 모두 구조됐다. 대정읍 동일리와 영락리의 주택은 물에 잠겨 2명이 구조되기도 했다. 또 많은 비에 목장 주변에 물이 차며 소들이 고립되고, 제주시 한경면의 한 주택 담벼락이 쓰러지면서 소방당국이 안전 조치를 하기도 했다.
태풍 '힌남노'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중심기압 935헥토파스칼(hPa), 최대풍속 초속 49m(시속 176㎞)의 매우 강한 태풍으로 서귀포 남남서쪽 약 270㎞ 부근 해상에서 시속 33㎞ 속도로 북상하고 있다. 이 태풍은 6일 이른 새벽 서귀포시 동쪽 30㎞ 해상 부근까지 북상해 제주도에 가장 근접하겠다. 같은 날 오전에는 경남 남해안에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