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고물가가 식품CEO 책임? 무더기 국감 소환에 부글부글

CJ제일제당 8년 만에 국감 소환

오리온·오뚜기·치킨3사도 증인 채택

고물가 속 제품가격 인상 따질 듯

"고환율·원가부담 큰데…망신주기"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직접 장을 봐서 온 장바구니를 들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국회공동사진기자단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직접 장을 봐서 온 장바구니를 들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국회공동사진기자단




국회가 올해 국정감사에서 국내 식품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대거 증인으로 채택했다. 올해 초부터 잇따른 라면·과자 등 가격 도미노 인상의 배경을 따져보겠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3고(고환율·고물가·고금리) 사태로 기업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식품 CEO들을 국감장에 세우는 것은 정치권의 지나친 ‘기업 팔 비틀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다음 달 4일 열리는 국감 증인으로 임형찬 CJ제일제당 부사장과 박민규 오리온농협 대표, 박상규 농심미분 대표, 황성만 오뚜기 대표 등을 채택했다. CJ제일제당이 국감장에 소환된 건 2014년 이후 약 8년 만이다. 교촌·BBQ·BHC 등 이른바 ‘치킨 빅3’ CEO도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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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 안정세에도 불구하고 식품 기업들이 즉석 밥이나 라면·과자 등의 가격을 인상했다며 이유를 따져 물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식품 기업들은 최근 제품 가격을 릴레이 인상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각종 원자재 가격이 오른 가운데 최근 고환율로 해외에서 사 오는 원자재 값이 더 비싸졌기 때문이다. 농심은 15일부터 라면 26종의 출고 가격을 평균 11.3% 올렸다. 오뚜기와 팔도도 다음 달 10% 안팎의 라면 가격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CJ제일제당은 포장 김치와 식용유 등의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식품 업체들은 CEO 국감 소환에 정부가 고물가 책임을 기업에 돌리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하면 대상과 SPC삼립의 영업이익이 각각 11.5%, 7.6%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라면과 과자·김치 등 대표 먹거리 가격 인상이 이미 이뤄졌는데도 기업 CEO를 국감장에 세우는 것은 망신 주기, 보여 주기 식이라는 지적이 많다.

한 식품 업계 관계자는 “식품은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이 크기 때문에 인상 요인이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가격을 올릴 이유는 없다”며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환율을 잡는 게 우선적으로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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