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최근 블로그, 지식iN 등 장수 커뮤니티 서비스 활성화에 부쩍 공들이고 있습니다. 매주 블로그 쓰면 맥북을 주겠다고 하더니, 이번엔 지식iN 열심 답변자에게 4만원을 뿌리겠다는데요. 웹툰, 제페토 등 ‘핫한’ 서비스도 여럿 갖춘 네이버가 출시 20주년을 향해가는 서비스에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식iN, 블로그, 프리미엄콘텐츠…글 쓰면 돈 줍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19일부터 ‘지식iN 열심답변자 10주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매주 답변 25개, 채택 답변 12개 이상을 달성한 ‘고수’ 이상 등급 사용자라면 매주 2000원, 총 2만 원 상당의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연속 달성 시(5주 5000원, 10주 1만원) 추가로 지급되는 포인트까지 합치면 총 4만 원입니다.
네이버는 6월부터 블로그 ‘주간일기 챌린지’도 진행 중입니다. 오는 12월 4일까지 매주 한 번만 일기를 작성하면 되는데요. 1개월, 3개월, 6개월마다 경품을 제공해 꾸준히 참여할수록 더 큰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완주’한 이용자는 추첨을 통해 맥북 프로와 최대 3000만원 상당의 해외여행권도 받을 수 있습니다. 반응도 뜨겁습니다. 6월 첫째주 50만으로 시작한 참여자는 8월 85만명까지 늘어났고, 이 중 10~20대 비율은 70%에 달합니다. 유료 콘텐츠 서비스인 ‘프리미엄 콘텐츠’ 창작자를 모집하기 위해 ‘#나도 창작자 발굴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상 300만원, 최우수상 200만원, 우수상 100만원의 창작 지원금이 주어집니다.
프리미엄 콘텐츠는 올해 정식 출시한 만큼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다만 블로그와 지식iN의 경우 네이버 초창기부터 함께해 온 ‘낯익은’ 서비스인데요. 20년이나 된 서비스에 네이버가 최근 들어 왜 이렇게 공을 들이는 걸까요. 크게 두 가지의 분석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1)커뮤니티 서비스 강화 차원
첫 번째 이유로는 네이버가 최근 전사 차원에서 커뮤니티 서비스 전반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커뮤니티는 콘텐츠·커머스와 함께 네이버가 오래 전부터 경쟁력을 쌓아온 분야 중 하나입니다. 이같은 저력을 바탕으로 글로벌은 물론, 차세대 먹거리로 불리는 ‘메타버스’로도 진출하겠다는 구상인데요. 최수연 대표는 “네이버의 커뮤니티 서비스도 글로벌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 "네이버가 사업 초기부터 꾸준히 경쟁력을 보유해 온 '커뮤니티' 서비스가 바로 메타버스의 본질"이라고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 최근 네이버 스포츠에 ‘오픈톡’을 신설하는 등 차세대 커뮤니티 서비스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서비스를 개척함과 동시에 기존 서비스도 놓치지 않겠다는 건데요. 실제 블로그, 카페, 지식iN 등 서비스는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네이버가 투자를 이어가는 게 이상하지 않은 이유입니다. 작년 기준 네이버 블로그 수는 3000만 개, 새롭게 생성된 블로그 콘텐츠는 전년 대비 약 50% 이상 증가한 3억 개를 기록했습니다. 네이버 카페의 주간 활성 사용자(WAU)도 2019년 1800만 명, 2020년 1900만 명, 2021년 2100만 명으로 매년 100만 명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식iN은 작년 한 해 첫 질문자 100만 명, 첫 답변자 73명으로 총 173만 명의 신규 사용자가 유입됐습니다.
상징적인 의미도 있습니다. 네이버 지식iN은 이달 7일 20주년을 맞습니다. 카페와 블로그는 내년에 스무살이 됩니다.
2)검색 품질 고도화 차원
또 다른 이유는 검색에 있어서의 활용도인데요. 네이버 서비스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검색 품질은 상당 부분 지식iN, 블로그 등 서비스에서 생성되는 이용자생산콘텐츠(UGC)에 달려 있습니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인공지능(AI) 기반 초개인화 검색 ‘에어서치’를 론칭했습니다. 에어서치의 가장 사용자가 막연한 검색어를 입력해도 사용자의 의도와 취향에 최적화된 주제를 자동으로 생성해 블록 형태로 제시하는 ‘스마트블록’이 가장 큰 특징인데요. 네이버에 ‘강릉’만 쳐도 ‘강릉고속터미널 카페’, ‘강릉 가볼만한곳’, ‘강릉 골프장’ 등의 블록이 생성됩니다.
네이버가 차세대 검색을 내놓을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가 UGC입니다. 웹상에 국문 문서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2000년대 당시부터 지식iN, 카페 등 커뮤니티 서비스로 방대한 국문 데이터베이스(DB)를 확보, 이를 기반으로 AI 검색 알고리즘을 고도화할 수 있던 것이죠. 이에 대해 ‘가두리 양식’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UGC는 여전히 많은 이용자들에게 선택받고 있습니다. 현재 UGC를 기반으로 구성된 블록은 전체 노출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 검색 사용자의 40%가 UGC 문서를 선택할 정도로 검색 만족도를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서치 CIC의 최재호 책임리더는 “ 초개인화 검색 서비스는 십수년 전부터 제기된 아이디어였지만 과거에는 검색 결과를 구성하는 데이터베이스가 풍부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최근 5~6년 사이에 AI 기술과 인프라가 크게 발전하고 20년간 축적된 UGC를 비롯해 상품, 식당, 숙소 등 데이터베이스가 다양해지면서 개인화된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덧붙였습니다.
UGC는 에어서치 성능을 높이고, 에어서치는 양질의 UGC를 더 많이 노출하는 선순환이 구축되기도 했는데요. 네이버에 따르면 UGC블록은 기존 검색(VIEW) 대비 새로운 창작자 노출 기회를 90% 이상 확대했고, 사용자 반응은 16%, 검색 품질은 12% 개선됐습니다. 또한 UGC블록 노출 확대로 인플루언서의 콘텐츠가 노출되는 블록의 비중은 약 915% 증가했습니다.
에어서치는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스마트블록은 일평균 노출량이 5월 2900만에서 8월 5000만으로 급증했습니다. 현재 스마트블록이 전체 검색 결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5%까지 늘어났고, 연내 30%까지 확대가 목표입니다. 네이버 관계자는 “현재 스마트블록이 적용되는 분야를 맛집, 쇼핑 외에 레시피, 게임, 금융 등으로 넓혀나갈 예정”이라며 “또 이미지, 동영상, 웹 등 다양한 형식의 스마트블록을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