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단독]찬바람 부는 스타트업…"재도전 기업인 지원 확대해야"

정부 지원 창업기업, 5년 후 60% 고용 '0명'

전문가들 "고용 인원 없으면 사실상 폐업 상태"

정부, 신규 창업보단 재도전 활성화에 눈돌려야

/서울경제DB/서울경제DB





정부 자금을 받고 창업에 뛰어든 기업 10곳 중 6곳 가량은 지원을 받은 5년 후에도 고용 인원이 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실질적 폐업 상태에 접어든 기업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정책의 초점을 신규 창업에서 재도전 활성화로 옮겨야 한다고 조언한다.

5일 서울경제가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부터 창업 지원 사업 현황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직접 지원금이 업체당 7000만원~1억 원에 달하는 등 정부 지원이 풍부해 창업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그만큼 선발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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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러한 업체들조차도 폐업 위기에 내몰렸다는 점이다. 2017년의 경우 총 473개 기업이 선정됐는데, 올해 6월 기준 고용인원이 0명인 기업의 비율은 60.46%에 달했다. 2018년 선정 기업 역시 비슷했다. 총 890개의 선정 기업 중 512개 기업(57.52%)은 고용 인원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을 설립한 지 5년이 넘었는데도 고용한 직원이 없으면 사실상 폐업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해석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신규 창업 활성화보다는 재도전 관련 지원이 늘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현재 재도전 지원에 적극 뛰어든 부처는 중기부가 사실상 유일하다. 관련 정책으로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재도전성공패키지와 재창업 자금 지원 사업(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대표적이다.

다만 재창업 자금 지원 사업은 융자 성격이어서 한계가 명확하다. 실제 서울경제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총 4021곳이 재창업 자금 지원을 받았다. 재도전 지원에는 연간 1000억~1200억 원이 자금이 집행돼 지난 6년 간 총 6600억원이 투입됐다. ‘실패 기업인’에게 1억 원 가량의 자금을 빌려주는 형식으로 거치 기간 3년을 두고 6년 이내에 대출을 상환하도록 한다. 연간 100억 원 대가 집행되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부터 1000억대로 확대됐다.

지원 규모는 늘었지만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실제 지난 2016년 지원 받은 기업(526곳) 가운데 올 5월 기준 종업원 수가 하나도 없는 업체는 63.6%(335곳)에 달한다. 지원 당시 10~20여 명의 직원이 있었지만 현재 아무도 남아 있지 않는 회사가 상당수다. 아울러 현 종업원이 1명에 그치는 곳 또한 6.08%(32곳)로 집계된다.

전문가들은 재도전성공패키지 같이 직접 지원 정책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해당 사업이 일반 창업 지원 사업보다는 고용 창출 효과가 뛰어나다는 평가다. 2019년 재도전성공패키지에 선정된 295개 업체는 지원 당시 고용인원이 474명이었는데, 올해 기준 총 고용인원이 237% 늘어난 1127명을 기록했다.

유희숙 재도전기업협회 회장은 “최근 들어 폐업을 고민하는 기업인들의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각종 금융 채무와 신용 불량자라는 주홍글씨에 고통을 받는 재기 기업인들 입장에선 ‘재도전 성공패키지’ 같이 직접 지원금을 받는 정책이 간절하다”고 제안했다.


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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