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윈(Halloween) 데이가 다가오면서 주황색 장식들이 상점가를 장식하고 있다. 할로윈은 서양에서 매년 10월 31일 귀신 분장을 하고 치르는 축제다. 기원전 500년경 아일랜드 켄트족의 풍습인 삼하인(Samhain) 축제에서 유래했다. 겨울이 시작되는 11월 1일을 새해 첫날로 지켰던 켈트족들은 한 해의 마지막 날(10월 31일)에 죽은 자의 영혼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귀신 복장을 하고 집안을 차갑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한 풍습이 로마제국이 켈트제국을 정복하고 기독교가 유입되는 과정에서 오늘날과 같은 할로윈 축제로 자리 잡은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몇 년전부터 2030세대를 중심으로 할로윈 분위기를 증기는 문화가 빠르게 확산하기 시작했다.
커다란 호박의 속을 파내고 도깨비 얼굴을 새긴 다음, 안에 초를 넣어 도깨비눈처럼 번쩍이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 '잭-오-랜턴(Jack O'Lantern)'은 할로윈데이에 빼놓을 수 없는 트레이드마크다.
호박등을 만들고 남은 재료를 활용해 별미음식을 만든다면 할로윈데이의 또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요즘 제철인 호박의 한의학적 효능과 함께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김동우 울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한의학에서 호박은 피부 미용과 노화 방지는 물론 면역력 강화에도 탁월한 효과를 보여 ‘가을 보약’으로 불린다. 호박의 노란색을 내는 베타카로틴 성분은 체내에서 비타민A로 변환되어 감염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고 점막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한의학적으로도 호박은 심장, 폐장, 신장, 간장, 비장의 다섯 가지 내장을 통틀어 이르는 오장(五臟)을 편하게 하고 이뇨작용을 촉진한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호박을 그 자체로 먹기보다 파이나 쿠키 등 디저트나 음료로 즐기는 경우가 많아졌다. 실제 식음료 업계에서는 단호박필링을 가득 채운 할로윈 도넛, 단호박라떼, 호박 타르트와 같은 시즌 한정 메뉴를 대거 출시했다. 제철 건강식은 호박을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지만, 할로윈데이를 즐기는 과정에서 자칫 설탕을 과도하게 섭취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가을 호박의 평균 당도는 14~16Brix(브릭스당도를 나타내는 단위)다. 단맛이 강한 과일인 배의 평균 당도가 13Brix, 복숭아가 12Brix라는 점을 고려할 때 당도가 결코 낮지 않다. 더욱이 많은 이들이 즐겨 먹는 호박파이에는 꿀과 설탕, 생크림 등이 가득 들어가기 때문에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혈당이 급격하게 상승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호박파이와 함께 곁들이기에 좋은 재료로는 견과류가 추천된다. 견과류에 풍부한 단일불포화지방산과 다가불포화지방산은 혈당 조절을 개선하고 인슐린이 제 기능을 하도록 돕는다. 특히 아몬드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식후 급격한 혈당 상승을 막고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설탕이 다량 함유된 탄산음료나 에이드 대신 한방차를 곁들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베타인 성분이 풍부한 구기자차는 인슐린 분비를 도와 혈당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구기자는 동의보감에도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하고 피로한 증상을 보한다’고 쓰여있는 만큼 차로 달여 마시면 환절기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
김동우 병원장은 “칼로리가 낮고 미네랄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호박은 할로윈데이가 아니어도 자주 먹으면 건강에 이로운 음식”이라며 “견과류나 구기자차 등을 함께 곁들여 맛과 건강을 함께 챙기는 할로윈데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