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한 달 만에 0.44%포인트 오르면서 2002년 2월 이후 20년 7개월 만에 최대 폭 상승했다. 한국은행의 7월 빅스텝(0.50%포인트 금리 인상)에 은행들의 은행채 발행 증가로 지표 금리인 금융채 5년물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른 영향이다. 정부가 침체된 주택시장을 되살리겠다며 15억 원 초과 아파트의 대출을 허용하기로 했지만 금리가 빠른 속도로 올라 실제 효과는 미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9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8월 4.35%에서 9월 4.79%로 0.44%포인트 상승했다. 증가 폭 기준으로 주담대 금리가 6.00%에서 6.49%로 0.49%포인트 오른 2002년 2월 이후 20년 7월 만에 최대치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시작한 2001년 이후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금리 수준 자체도 2012년 5월(4.85%) 이후 10년 4개월 만에 최고치다.
주담대 금리가 급등한 것은 지표 금리인 금융채 5년물 금리가 빠른 속도로 올랐기 때문이다. 금융채 5년물(AAA) 금리는 7월 3.68%에서 8월 3.81%로 0.13%포인트 오르더니 9월 4.50%로 단숨에 0.59%포인트나 급등했다.
박창현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지표 금리 상승 배경에 대해 “7월 빅스텝, 8월 금리 인상 영향과 향후 우리나라와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기대가 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채 발행이 확대된 부분도 금리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계 신용대출 금리도 6.24%에서 6.62%로 0.38%포인트 오르면서 2013년 3월(6.62%)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담대와 신용대출 등을 포함한 가계대출 금리는 4.76%에서 5.15%로 0.39%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2년 7월(5.20%) 이후 최고치다.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가계의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24.0%로 전월(24.5%) 대비 소폭 하락했다. 금리 상승이 빠르게 이뤄지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4명 중 1명은 변동금리 대출을 선택하는 셈이다. 한은은 보금자리론 등 고정금리형 정책 모기지의 신규 취급이 축소되면서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은행의 이익에 직결되는 잔액 기준 예대금리 차는 2.43%포인트에서 2.46%포인트로 0.03%포인트 확대됐다. 2014년 8월(2.47%포인트) 이후 약 8년 만에 최대치다.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는 1.54%에서 1.33%로 0.21%포인트 축소됐다. 신규 취급액 수신 금리 오름폭이 0.05%포인트에서 0.40%포인트로 크게 확대된 영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