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가 8일(현지시간)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배우자 폴 펠로시가 피습되는 사고를 당한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소회를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전날 CNN에 출연해 피습 이후 첫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워싱턴 DC 자택에 밤에 도착한 뒤 잠들었는데, 새벽 5시에 초인종 소리에 깼다”면서 “경찰들이 잘못된 집을 찾아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계속 쾅쾅거리는 소리가 들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문으로 달려가면서 매우 두려웠다”면서 국회의사당 경찰들이 펠로시 의장에게 ‘말할 게 있다’고 하자 자녀들이나 손자들의 문제일 것으로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폴이 밖을 잘 돌아다니지 않기 때문에 폴의 문제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도 덧붙였다. 펠로시 의장은 인터뷰를 진행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앞서 폴 펠로시는 지난달 28일 펠로시 의장을 노리고 샌프란시스코 자택에 침입한 40대 남성에게 둔기로 폭행당해 두개골과 팔에 골절상을 입고 긴급 수술을 받았다. 폴 펠로시는 지난주 병원에서 퇴원했다.
펠로시 의장은 피습에 대한 일부 공화당원의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반대편에서 피습에 대해 조롱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또한 트라우마를 주고 있다”며 “공화당에 허위 정보를 중단하라는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허위 정보가 지난해 1월 6일 발생한 ‘미국 국회의사당 습격’과 습격의 전모에 대한 부인을 비롯해 자신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들의 근원이라고 강조했다.
펠로시 의장은 1987년 미국 하원의원으로 선출된 이후 민주당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해 온 인물로 꼽힌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의 다수당이 된다면 펠로시 의장이 정계에서 은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펠로시 의장은 은퇴 여부를 묻는 질문에 “지난 2주 사이 일어난 일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행자가 “은퇴 결정이 어떤 방법이든지 피습으로부터 영향을 받는 것이냐”고 되묻자 “그렇다”라고 답했다.
지난 5일 펠로시 의장은 피습 이후 첫 공개석상에서 “민주당이 경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은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것이다. 우리의 민주주의가 투표 용지에 달렸다는 사실은 자명하다”고 연설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