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경(사진) 금융통화위원이 15일 “앞으로 한미 간 금리차 역전 폭이 (현재인 최대 1%포인트보다) 어느 정도 확대되는 것이 불가피할 거 같다”고 말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락한 가운데 자금시장 경색으로 긴축 속도를 조절할 필요성이 커진 만큼 지난달 금통위에서 50bp(1bp=0.01%포인트) 인상 의견을 낸 서 위원이 사실상 이달 25bp 인상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날 서 위원은 국민경제자문회의·한국금융학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정책포럼에서 “미국 금리의 내년 전망은 5.0%로 전망되고 있고 우리나라는 3.5%에서 안팎(플러스 마이너스 정도)인데 지금보다 내외 금리의 역전 폭 확대가 커질 수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국내 인플레이션과 민간 부채가 높은 상황에서 미 긴축 강화로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경기·물가·금융 안정 간 상충 관계뿐 아니라 대외금융안정(환율)과 대내금융안정(금리) 간 상충 관계도 심화됐다”면서도 “대내외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거시정책을 유연하게 운영해야 한다”고 짚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정책금리를 3.75~4.00%로 올리면서 한국은행 기준금리(3.00%)와의 격차는 1%포인트로 벌어진 상태다. 미국의 긴축 강화로 금리 역전 폭이 더 확대될 경우 환율이 오르면서 물가 불안이 지속될 수 있지만 이를 따라잡기 위해 금리를 급격히 올리면 국내 자금시장 경색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변수는 10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긴축 속도 조절 기대감으로 환율이 급락했다는 점이다. 서 위원과 마찬가지로 지난달 50bp 인상 의견을 낸 박기영 금통위원도 최근 “물가를 걱정하다가 환율을 걱정하다가 지금은 금융 안정도 고려해야 한다”며 사실상 속도 조절을 암시했다.
다만 환율은 여전히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10월 수입물가지수는 156.89(2015년=100)로 전월 대비 1.5% 올랐다. 두 달 연속 상승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