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불가토큰(NFT, Non-Fungible Token)에 대한 세상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NFT 하나가 수십 억 원에 거래되는 세상입니다. 열기가 이어질지 이대로 식을지는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하기엔 NFT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NFT를 발행할 수 있지만 모든 사람이 그 NFT를 사고 싶어하는 건 아닙니다. 사람들의 소유욕을 자극하는 NFT는 무엇인지,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대체 왜 인기가 많은 건지 [도예리의 NFT 레이더]에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공부하면서 유망한 NFT 프로젝트를 가려내는 식견이 생기길 기대합니다.
희소성이 매력인 NFT는 한정 수량 발행된다는 특징이 있다. 프로필 NFT(PFP NFT) 등은 1만 개, 5000개 이런 식으로 발행된다. 이렇게 발행된 NFT가 1만 명에게 고루 배분되는 일은 흔치 않다. 보통 한 사람이 여러 개 NFT를 보유한다. 즉 NFT 홀더로 이뤄진 커뮤니티 규모는 1만 명을 넘기기 어렵다는 의미다. NFT가 확장성 측면에서 한계에 부닥치는 지점이다. 불특정 다수의 대중을 상대로 하는 비즈니스라면 한정 수량 NFT 발행은 좀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런데 처음부터 비즈니스 모델이 다품종 소량생산에 특화돼 있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규모는 작지만 끈끈한 유대감으로 연결돼 있는 커뮤니티가 다수 포진한 플랫폼이 있다면 NFT가 매력적 수단이 될 수 있다. 한정 수량 발행되는 NFT에 한해서, 의미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나올 수 있다. 마플코퍼레이션은 이 지점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마플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마플샵은 주문형 인쇄(PoD, Print on Demand) 사업이 주요 수익모델이다. PoD는 소량으로 주문하는 인쇄 방식이다. 제품을 하나만 주문해도 제작이 가능하다. 크리에이터가 마플샵을 이용해 소규모로 자기만의 제품을 제작해 판매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구축했다. 크리에이터의 팬도 마플샵에서 간편하게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즉 마플샵은 다채로운 분야의 소규모 커뮤니티가 이용하는 플랫폼인 셈이다. 한정수량 NFT를 도입했을 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많다.
마플코퍼레이션은 이 지점을 간파한듯 발 빠르게 NFT 플랫폼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 지난 4월 크리에이터를 위한 올인원 NFT 솔루션 옴뉴움(OMNUUM) 플랫폼을 구축했다. 개발을 모르는 크리에이터도 손쉽게 NFT를 발행해 배포할 수 있도록 했다. 대다수 기업이 NFT 사업에 진출하면 NFT를 발행하는 데 초점을 두는데, 마플샵은 NFT를 발행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집중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 달에는 마플샵에 ‘토큰 게이팅 설정’ 기능을 도입했다. 크리에이터가 자신의 NFT를 활용한 굿즈를 제작하고, 해당 NFT 홀더에게만 판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다품종 소량생산’에 특화된 서비스다.
지난 8월엔 마플코퍼레이션 관계사 사이어티가 동명의 서비스 ‘사이어티(CIETY)’ 베타 버전을 내놨다. 사이어티는 웹3전용 커뮤니케이션 툴이다. 커뮤니티가 소통할 수 있는 판을 짠 셈이다. 암호화폐 지갑 메타마스크로 간편하게 로그인이 가능하고, 보유한 NFT를 인증할 수 있도록 했다. 특정 NFT 홀더만 입장이 가능하도록 설정 기능도 추가했다. 만약 가까운 미래에 NFT를 중심으로 다양한 소규모 커뮤니티가 활성화된다면, 사이어티가 타깃한 시장이 성장할 수 있다.
최근 NFT 시장은 침체기다. NFT 가격도 떨어졌고, 거래량도 현저히 줄었다. 그럼에도 NFT를 활용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기업들은 저마다 성공을 위한 가설을 세우고, 이를 입증해 나가고 있다. 과연 누가 승기를 잡을지 지켜볼 일이다.